울산현대의 비전, ‘Shipbuilding 7 시스템’ 발표

입력 2015-12-31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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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올해 U-17 칠레 월드컵 16강의 주역인 현대고 4인방(이상민, 장재원, 이상헌, 오세훈)을 배출하는 등 국내최고의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하며 꾸준히 축구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울산현대축구단이 지난 30일(수) 오후 1시30분 울산과학대학교에서 2015 울산현대축구단 유소년 학부모 설명회를 실시했다.

행사에는 울산 김광국 단장을 포함해 구단 관계자, 윤정환 감독, 구단 유소년 지도자, 유소년 선수단 전원과 학부모 등이 참석했으며 이 밖에도 이동진 울산시축구협회 전무이사와 울산현대 유스출신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유소년 학부모 및 선수 300여명이 버스 8대를 활용해 구단 클럽하우스, 현대중공업 투어로 시작되었다. 유소년 학부모들은 구단 관계자의 소개로 클럽하우스 곳곳을 살펴보며 자녀가 실제 생활하고 있는 생활관을 살펴보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또한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좋은 성장할수 있게끔 지원해주는 모기업을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이후 4시부터 시작된 설명회에서는 매년 우수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과 정책을 소개하고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광국 단장, “자녀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주고 싶어 행사 마련”

가장 먼저 단상에 올라선 김광국 단장은 ‘감사합니다.’가 아닌 ‘죄송합니다.’로 첫 운을 땠다. 지난 2003년 유소년시스템을 처음 구축했지만 구단과 지도자, 그리고 유소년 학부모가 함께 하는 자리는 13년 만에 처음 가진것에 대한 죄송함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광국 단장은 “울산현대축구단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유소년 시스템을 갖춘 구단이다. 여러분들의 자녀들은 연령대 최고의 선수이며 프로로 성공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점에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러나 정작 학부모님들께 자녀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해 안내해드리는 자리가 한번도 없었다. 너무 늦게 자리를 만들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정환 감독, “자녀의 미래를 위해 축구 이외에 다른 것도 병행할수 있는 지도 부탁”

김광국 단장에 이어 단상에 오른 윤정환 감독은 유소년 학부모들에게 ‘공부’를 강조 했다. 윤정환 감독은 “저는 어릴 때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다. 지나고 나서보면 아쉬움이 많이 든다. 그때 학업과 운동을 병행했더라면 나는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학부모님들께 강조하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 이외에 다른 한 가지라도 더 병행할 수 있게 지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정환 감독이 공부를 강조한 이유는 또 있었다. 윤정환 감독은 “아무리 좋은 선수도 불의의 사고(부상 등)로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운동을 그만둔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봤다. 그래서 성인이 되기 전인 지금부터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끝으로 윤정환 감독은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추후 해외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면 언어는 필수다. 과거에는 말이 안 통하는 해외에서도 축구만 잘하면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래서 공부를 꼭 해야 한다.”


울산 유스 출신 골키퍼 김승규, “울산 유소년 시스템 속에서 노력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이날 자리에는 구단 유스 출신인 김승규도 함께했다. 김승규는 울산현대 유소년시스템이 배출한 최고 성공 사례이다.

김승규는 현대중(U-15), 현대고(U-18)를 거쳐 울산현대(프로팀)에 입단했으며, 입단 후 바로 경기에 나서진 못했으나 2군 경기 등을 통해 계속해서 실력을 쌓았다. 그 결과 프로팀에서 주전 골키퍼로 우뚝 섰으며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다.

무대에 올라선 김승규는 “나 스스로는 자신 있게 말할수 있다. 수없이 노력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노력도 울산현대의 유소년시스템부터 함께했기에 결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김승규는 “사실 지금 강단 위에 올라서서 유소년 선수들을 보니 어릴 적 내 모습이 생각난다. 나도 여러분들의 위치에 있을때가 있었다. 가까운 미래에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지금 나처럼 이런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울산현대축구단의 비전, ‘Shipbuilding 7 시스템’ 발표

이날 설명회 최대 핵심은 울산현대 유소년 시스템의 비전이 담긴 ‘Shipbuilding 7 시스템’ 발표였다. 울산은 이번 시스템 운영을 위해 이미 지난 11월 전력강화팀을 기술육성파트와 프로지원파트로 나눠 조직을 개편했다. 또한 신현호 스카우터가 기술이사로, 박동혁 유소년 스카우터가 전력강화팀 기술육성파트로 이동했으며, 오랫동안 프로팀 매니저 업무를 담당했던 김광수 대리가 유소년 행정 총괄로 업무를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발표에 나선 신현호 전력강화팀 기술이사는 “독일 등 유럽을 보면 U-19팀을 운영하고 있다. 18세 이후 2~3년이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인데 이 시기를 헛되게 보내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내 유소년시스템은 아직 이 단계가 미비하다. 그래서 울산은 이 단계를 보완해 고교 졸업후 2~3년의 시기를 관리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 방식 7단계에서 착안했다.

▷ 1단계 수주 : 보급반 및 축구 저변활동 활동(즐거운 축구를 통한 흥미 유발) ▷ 2단계 강재 전처리 : U-12팀(기본기와 기초 기술 연마) ▷ 3단계 블록제작 : U-15팀 현대중(기초기술, 체력 훈련 등 기본기 강화) ▷ 4단계 선체조립 : U-18팀 현대고(포지션 확정과 인성교육 강화 ▷ 5단계 시운전 성능시험 : 울산대 (성인무대를 향한 마지막 담금질) ▷ 6단계 명명식 : R리그(U23 리그 출전을 통해 경기력 향상) ▷ 7단계 선박 인도 : 프로 (프로무대 데뷔 및 경쟁력을 갖춘 선수)

끝으로 울산은 이번 ‘Shipbuilding 7'시스템 발표 이외에도 설명회를 통해 유스팀의 비전과 2016년 운영계획 등을 발표했으며, 이어진 연령별 설명회에서는 U-18, U-15, U-12팀 별로 자리를 나눠 행사가 진행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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