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고행 후 아직까지도 허리가 아프다면?

입력 2016-02-11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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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 2주 이상 지속되는 허리통증은 척추관협착증 위험 높아
60대 이상 발병률 높고 급성 요통과 증상도 달라

설 이후 아직까지도 허리가 아프십니까?

설은 겉으론 가족의 축제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러치만은 않다. 며느리는 음식준비에 허리 필 시간도 없고, 남편들 또한 귀성·귀경의 장거리 운전에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다. 설 차례를 마치고 일찍 귀가해 휴식을 취했는데도 여전히 허리가 아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6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좀 쉬면 괜찮아지겠지”하고 안이하게 대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다빈도 질병순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7위(6만7781명)였던 척추관협착증이 2014년에는 10위(10만9772명)로 크게 상승했는데 이 중 60~70대 고령 환자의비율은 무려 62.2%였다.


● 걸을 때마다 통증 완화¤악화 반복되고, 다리 감각장애 동반된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흔히 급성요통과 척추관협착증을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급성 요통은 보통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는 등 과도한 활동으로인해 척추 주변 근육이 손상 돼 발생한다. ‘허리를 삐었다, 허리를 삐끗했다’고 하는 증상으로,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허리통증을 느끼게 되고 심호흡과 재채기를 하면 통증이 더해진다.

또한 통증과 함께 근육 경직이 생기고, 경직이 생기는 방향으로 몸이 굽어지기도 한다. 급성 요통은 통증이 6주 이하로 나타나고, 보통 2주 내에 50~60%는 호전된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신경근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이다. 즉, 척추관을 구성하는 추궁, 인대 등이 노화로 변성되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고, 혈류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땐 괜찮지만 서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고, 엉덩이, 항문 쪽으로 찌르는 듯, 타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다리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도 동반된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이 기간에 관계없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쉬면 통증이 사라졌다가 다시 걸으면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이처럼 통증이 악화되고 완화되는 게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단순 요통으로 여겨 방치하면 급속히 증상이 악화돼 다리 마비나 배뇨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 일상생활 불편할 정도의 허리통증은 척추질환! 적극적인 치료 시작해야

따라서 허리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되고, 걸을 때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의 감각장애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단순한 급성 요통, 혹은 염좌라면 찜질이나 약물 복용과 같은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척추관협착증이라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한 비수술적 치료법을 주로 시행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는 풍선신경확장술이다. 꼬리뼈 부위의 신경 통로를 따라 지름 1~2mm 정도의 특수관인 카테타를 삽입해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로 카테타 끝에 내장된 작은 풍선을 협착이 심한 부위에서 부풀려 척추관 내부를 2~3배 넓혀주는 풍선신경확장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신경외과 김성훈 과장은 “대부분 중¤노년층이 허리 통증을 당연하게 여겨 치료에 소극적인데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정도의 허리 통증은 척추 질환을 알리는 신호인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이나 수영 등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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