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폐막…이제는 ‘주파수 전쟁’

입력 2016-0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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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주파수 재할당 대가 놓고 이견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도 팽팽

전 세계 이동통신 기업들이 ‘5G’와 ‘가상현실’ 등 차세대 먹을거리를 뽐냈던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제 국내 이동통신 기업들은 국내로 무대를 옮겨 현재진행형인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주파수 경매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 각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문제가 산적해 있어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 주파수 대가 산정 놓고 ‘갑론을박’

먼저 각사의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주파수를 놓고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조만간 주파수 경매 계획을 확정해 공개할 방침이다. 경매는 4월 경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2.1GHz 대역 20MHz폭이다. 미래부는 지난해 말, 올해 12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2.1GHz 대역 100MHz폭 중 80MHz(SK텔레콤 40MHz, KT 40MHz)폭은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해 재할당키로 하고 SK텔레콤의 20MHz폭만 경매에 붙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LTE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동통신3사 모두 해당 주파수를 추가로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문제는 재할당하기로 한 주파수의 대가 산정 방식이다. LG유플러스가 재할당 대가를 동일 주파수 대역 경매 낙찰가와 동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립각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내세운 논리는 ‘동일 대역 동일 대가’다. 한쪽에선 치열한 경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같은 대역의 주파수를 좀 더 낮은 가격에 손에 넣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각사의 LTE 주파수 보유현황(SK텔레콤 95MHz, KT 85MHz, LG유플러스 80MHz)을 감안할 때 현재 시장경쟁 환경은 공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SK텔레콤은 경매 낙찰가와 재할당 대가를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SK텔레콤과 KT는 20MHz폭이 아닌 총 60MHz폭을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며 이는 오히려 LG유플러스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매 낙찰가가 1조원이라고 가정하면 2조원의 부담을 떠안은 채 경매에 참여해야한다는 것이다. 각사 주파수 보유현황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 대비 LTE 주파수 보유량이 경쟁사의 60%∼72%에 불과해 오히려 반대로 사업자 간 주파수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KT도 재할당과 경매 낙찰가 연동에 대해선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주파수 경매가 과열돼 가격이 치솟을 경우 이 부담이 소비자에 전가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대가 산정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도 평행선 대치

현재 정부 심사가 진행 중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건과 관련해서도 평행선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CJ헬로비전은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SK브로드밴드 흡수 합병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진영은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4일 미래부가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찬성하는 쪽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시장 경쟁이나 이용자 보호를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유료방송 시장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 측은 합병시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강력한 지배력이 전이돼 이는 결국 소비자 후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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