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박혜진. 스포츠동아DB
16일 1차전 12점·6리바운드·3도움…66-51 승리 기여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은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우리은행이 챔피언 결정전 상대 KEB하나은행과의 전력 비교에서 가장 뚜렷하게 앞서는 부분은 바로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가드진이다. 그 중에서도 가드 박혜진(26)은 KEB하나은행에 가장 위협적 존재다. 20대 중반의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을 만나 우승을 경험하면서 어지간한 베테랑 선수 못지않은 노련미까지 갖췄다.
박혜진은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을 정도로 리그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아 슬럼프를 겪었다. 박혜진은 공격 대신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것이 독이 되고 말았다. 팀 성적이 좋은 데다 임영희(36), 양지희(32) 등 기량 좋은 선배들에게 공격을 맡겨놓으면서 박혜진 특유의 공격성을 잃은 것이다.
위 감독은 정규리그 중반부터 박혜진을 질책하면서 다시 자기주도적인 공격성을 높이도록 유도했고, 말미가 되어서야 비로소 박혜진의 공격력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박혜진은 “감독님은 늘 내 플레이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다른 선수들을 살려주라고 하셨는데, 언니들이 힘든 걸 알면서도 ‘언니들이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정규리그 후반에 공격 횟수를 늘리면서 내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첼시 리(27)-버니스 모스비(32)가 버티는 포스트에 비해 가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박혜진-이승아(24)-이은혜(27)로 구성된 리그 정상급 가드진을 보유한 우리은행은 이를 활용해 KEB하나은행을 공략할 계획이다. 위 감독은 “이번 챔프전은 박혜진이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경기력으로 본인의 역할을 해주느냐에 통합 4연패가 달렸다.
챔프전을 준비하는 동안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박혜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위 감독의 바람대로 박혜진은 16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34분48초를 뛰면서 12점·6리바운드·3어시스트·4스틸의 전방위 활약으로 KEB하나은행을 66-51로 격파하는 데 앞장섰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