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 감독 “한효주 노인 분장, 한효주 어머니 사진 참고”

박흥식 감독와 배우 한효주가 노인 분장에 대해 언급했다.

박 감독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 기자간담회에서 “한효주가 연기한 소율은 앞에서부터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쌓인 감정을 여섯 신에서 풀어내는데 이를 다른 배우에게 넘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한효주의 얼굴로 그 대사를 해야 느낌이 나올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이는 영화적인 허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효주의 어머니 사진을 참고했다. 분장의 정도가 넘치는 것보다는 부족하더라도 자연스러움을 선택했다.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한효주는 “처음에는 노인분장을 두고 감독님과 의견이 엇갈렸다”며 “감독님은 끝까지 ‘한효주가 노인 분장을 하고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확고했다. 하지만 나는 사실 좀 두려웠다. 열심히 오랜 시간 찍은 영화인데 내가 노인 분장을 하고 나와서는 ‘내가 잘 못해서 영화가 잘못되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에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촬영을 시작하고서도 결정을 못해서 촬영 내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끝내 감독님이 나를 설득시킨 것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대사와 똑같았다. 영화에 ‘그 땐 왜 몰랐을까요. 그렇게 좋은 걸’이라는 대사가 나온다”며 “‘지금까지 영화 안에서 끌고 온 소율의 얼굴로 저 대사를 해야 관객이 그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라는 감독님의 말이 나를 설득했다.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해어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최고의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이 출연하고 박흥식 감독이 연출한 ‘해어화’는 13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