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제품 판촉행사…뻔뻔한 홈플러스·롯데마트

입력 2016-05-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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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문제가 될지 몰랐다”
롯데마트 “3개월 전 기획된 행사”
가습기살균제 사과 무색한 역행

가습기 살균제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이하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등의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 대표적인 대형마트들이 옥시 생활용품 판촉행사를 벌여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경우 옥시와 같은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업체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에 대해 할인 또는 ‘1+1’ 등의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판촉 행사 제품 중에는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옥시의 생활제품들이 여럿 포함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여러 브랜드가 참여하는 판촉행사라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롯데마트는 “이미 3개월 전부터 기획된 행사였고, 여러 브랜드와 카드사간 연계 할인 혜택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옥시만 빼기 어려웠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6일, 강서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상현 대표가 옥시 사태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전담기구를 설치해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표가 사과하고 있는 와중에도 홈플러스에서는 버젓이 옥시제품 판촉행사를 열고 있었던 것이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뒤늦게 사과를 한 것도 모자라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판에 옥시 제품의 판촉행사까지 연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라고 분노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이번 지적을 계기로 당분간 옥시제품을 어떤 판촉행사에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옥시 측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1일 밝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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