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들이 2일부터 지방에도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강화’와 아파트 매매값 하락세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동아일보DB
대구 17주연속·광주 5주연속 ↓
지방 부동산시장이 심상찮다.
대전 대구 등 지방 대도시의 매매가 하락세가 뚜렷해진데다 2일부터 주택대출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활황세를 이어가던 지방 부동산시장이 두 가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 2일부터 지방에도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지난 2월 수도권에 도입됐던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2일부터 지방에도 적용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부터 ‘주택대출 심사 강화’ 제도를 비수도권까지 확대 적용한다. 이 제도는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털어버리던 기존 주택담보대출 관행을 바꾸기 위한 정책이다.
주택구입을 위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60%를 초과한 고부담 대출일 경우, 소득증빙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최저생계비 등을 제출하는 경우에는 대출 직후부터 원리금분할상환이 적용된다. 이자만 갚는 거치기간은 1년 이내까지만 설정할 수 있다. 소득 심사도 까다로워졌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대출 규제 강화로 집을 사기 어려워지는 직접적인 영향뿐 아니라 소비 심리를 위축해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이유다.
● 대전 대구 등 지방 대도시 집값 하락세
최근 지방 대도시들의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 광주 대구 등 5개 광역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는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0.1%)는 17주 연속, 광주(-0.01%)는 5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대전(-0.01%)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월 하락세로 돌아선 뒤 3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보면 대구가 0.87% 하락으로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경북(-0.67%)과 충남(0.72%), 대전(-0.16%), 전북(-0.20%), 경남(-0.09%)도 가격이 내려갔다.
매매가를 좌우하는 거래량에도 노란불이 들어왔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올 1분기 전국 주택 거래량은 19만94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1% 감소했다. 최근 5년(2011∼2015년) 평균 20만7000건보다 3.5% 줄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등 지방 대표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되면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지역까지 부동산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어 ‘지방발 집값 하락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 “아파트값 하락세 확산될 것” vs “주택담보대출 강화 큰 영향 없을 것”
지방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민영 선임연구원은 “최근 대구, 울산 등에서 나타나는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지방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 고준석 서울센터장은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지난 2월부터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택담보대출 강화가 지방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더피알 정동휘 본부장은 “지방 아파트들이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공급량이 많아지고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는 것은 분명한 악재다. 수요는 위축되고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은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