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연대, 옥시 기자회견에 분노 “5년만에 면피용 사과… 한국서 나가라”

입력 2016-05-02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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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연대, 옥시 기자회견에 분노 “5년만에 면피용 사과… 한국서 나가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피해자들이 옥시의 사과에 검찰수사 면피용이 아닌 진정한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유가족연대 대표 최승운 씨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단상에 올라 “옥시는 5년간 피해자의 한 맺힌 눈물을 외면하다 검찰수사를 진행하는 시점에서 기자간담회 형식의 사과를 내놨다”며 “옥시의 이러한 보여주기식 사과를 강력히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수백명을 죽인 옥시는 전대미문의 대참사를 유발하고도 법인을 해산하고 사명을 2번씩이나 변경하며 온갖 거짓과 위선으로 사건을 은폐·축소했으며,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제품으로 사회에 위험을 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진 철수를 요구했다.

그는 또 “우리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쇼가 아닌, 진정 어린 사과”라며 “정말로 미안하다면 언론을 이용해 이번 기자회견처럼 면피용 사과를 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실수가 아닌, 이번 사태가 명백한 옥시의 잘못임을 인지하고 피해자들이 납득할 때까지 사과하길 바란다”며 “더 이상 우리 같은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제도적으로나 입법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또 아이가 만 1살에 병원에 입원해 8개월 만에 사망했다는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아이 한번 잘 키워보려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내 손으로 4개월동안 아이를 서서히 죽였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사프달 옥시(RB코리아) 대표는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해 사과한다”며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전하고 충분한 보상과 사과를 드리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사과와 보상 발표가 5년간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사죄드린다”면서, 지연된 이유에 대해선 “완벽하고 포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졌다”고 밝혔다.

사프달 대표는 또 “7월 중으로 패널(기구)을 구성하고, 패널이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해 보상 금액을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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