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2홈런 4타점…‘킹캉’ 컴백쇼

입력 2016-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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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강정호가 7일(한국시간) 미국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신의 복귀전인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회초 2점 홈런을 날린 뒤 홈을 밟고 덕아웃에서 환호하는 동료들에게 양 손을 올리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부상 이후 미국현지서만 재활
연타석 홈런 등 완벽한 복귀전


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강정호(29·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9월 18일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크리스 코글란(현 오클랜드)의 거친 슬라이딩에 걸려 부상을 당한 이후 232일 만에 ML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다. 빠른 복귀 그 자체로 박수받기 충분했는데, 연타석 홈런으로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ML 복귀전이었다. 현지 언론들도 “강정호가 존재감을 보여줬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강정호는 7일 세인트루이스전에 6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2회 무사 1·2루에서 3루수 앞 병살타, 4회 무사 만루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흐름을 끊었지만 6회 2점홈런, 8회 솔로홈런을 연거푸 쏘아 올리며 이날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특히 6회 타일러 라이언스를 상대로 밀어 쳐 만든 홈런(초구 90마일 투심)은 강정호의 파워를 입증한 한 방이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가진 13차례 실전경기에서 타율 0.150(1홈런·5타점)에 그쳤다. 당시에는 재활 경기다 보니 성적보다 통증 없이 타격·수비·주루를 소화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ML은 달랐다.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터다. 실제로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당장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강정호는 복귀전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그간의 우려를 모두 지웠다. 8일 세인트루이스와 원정경기에서도 1타점(3타수 무안타)을 추가, 복귀 후 2경기에서 4타점의 맹활약이다. 강정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홈런 2개를 때려낸 뒤 안도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수비에 대한 실전 감각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부상을 당한 시점부터 재활기간 6∼8개월, 그리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시간을 더하면 복귀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듯했으나 착실히 재활프로그램을 소화한 덕분에 일찍 복귀할 수 있었다. 강정호는 “무릎이 예전과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문제없다.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고 자신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겪은 모든 과정을 지켜보거나 함께 한 구단 관계자들은 그의 용기와 회복력, 인내심, 투지에 놀랐을 것이다. 정말 훌륭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편안하게 재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토드 톰칙 수석트레이너와도 꾸준히 대화하며 강정호의 상태를 보고받았다. 시즌 초반 데이비드 프리즈(타율 0.288·1홈런·9타점)가 3루수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복귀하면 프리즈는 1루수로 나설 것”이라며 강정호에게 힘을 실어줬다. 복귀 후 2경기에서 가치를 증명한 강정호에게는 이제 앞으로 달릴 일만 남은 듯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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