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소희 “카이스트 진학, 김태희에게 자극받았죠”

입력 2016-05-15 1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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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소희,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 “2PM·엑소·비스트와 연기, 하지만 송일국 팬이에요 하하”
● 배우 이성민의 에너지, 연기 태도 바꿔

배우 김태희 때문에 학구열을 불태운 연기자가 있다. 배우 윤소희(23).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윤소희는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 출연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연예인을 꿈꿨던 윤소희는 ‘김태희처럼 예쁘지 못할 바에야 공부라도 잘하는 게 어떻겠니?’라는 어머니의 조언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기로 한, 꿈을 이루기 위한 의지가 상당했던 학생이었다. 그는 “엄마 말이 맞았다. 연예인이 돼 보니 여배우들은 다 예쁘더라. 내 외모는 경쟁력이 없다. 그래서 카이스트에 입학한 건 내 인생 신의 한 수 였다”고 유쾌하게 명문대 입학 동기를 전했다.

“학창시절 모델 제의를 받은 적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할 때마다 엄마는 ‘김태희는 서울대 나왔는데 예쁘고 연기도 잘한다. 배우 중에 예쁜 사람도 많고 끼가 많은 사람도 많은데 네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냐’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그럼 나도 (김태희처럼) 좋은 대학을 가면 일단 엄마를 설득시킬 수 있겠다’ 싶었죠. 카이스트에 들어갔고 ‘이제 연예인 해도 돼?’라고 당당하게 물으니까 부모님도 어이 없어하시더라고요.(웃음)”

배우 윤소희,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카이스트가 주는 이미지는 상당히 이성적이다. 그 누구보다 섬세한 감성을 보여줘야 할 배우 직군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윤소희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 중에도 감성적인 사람이 있어요. 어떤 공부를 하느냐의 문제보단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더 중요하죠. 사람들의 편견이에요. 영화, 드라마, 예능 감독 중에도 명문대를 졸업한 경우가 있지 않나요. 저의 경우,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연기를 잘하진 못하는 거 같아요. 스스로를 얽매는 부분이 있거든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야하는 이유에요. 차라리 생활 연기처럼 저를 놓아버리는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을 때도 있죠. 내공을 쌓아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윤소희는 종영된 tvN 드라마 ‘기억’에 출연하면서 연기 태도를 바꿀 수 있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유능한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의 비서 봉선화 역을 맡았다. 봉선화는 법 대신 정의를 신뢰하는 인물이다. 윤소희와 봉선화는 ‘정의’로 연결된다. 아닌 건 아니라고 소신껏 행동하며 다수 의견에 편승하지 않는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윤소희 역시 “봉선화가 아니라 윤소희가 면접을 봤어도 박태석 변호사는 나를 뽑았을 것”이라며 “천성이다. 아무 이유 없이 남에게 상처 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법은 믿지 않지만 정의는 있다고 믿는다’는 대사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배우 윤소희,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또 윤소희는 작품을 통해 그룹 투피엠(2PM) 이준호(정진 역)와 러브라인을 형성, 극의 재미를 더했다. 엑소, 비스트, 슈퍼주니어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연기한 경험이 많다. 이와 관련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윤소희는 “미안하지만 배우 송일국 선배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짓궂게 답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송일국 선배 말고는 연예인을 좋아해 본적이 없어요. 우연히 송일국이 출연한 작품을 봤죠. 멋있었어요. ‘나는 송일국 같은 남자와 결혼할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죠. 제가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봤습니다. 삼둥이 정말 귀여워요. (웃음)”

특히 윤소희는 선배 연기자 이성민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감탄했다. 그는 “이성민 선배처럼 현장의 모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연기관을 이야기했다.

“이성민 선배님은 현장을 압도하세요. 리허설 때부터 모두가 숨죽이고 보게 되죠. 그 정도 에너지를 갖고 후배를 끌어주고 상대의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기 쉽지 않은데... 영광이었습니다.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를 바꿔준 분이에요. ‘기억’을 촬영하면서는 대기할 때도 세트장에 앉아서 대본을 읽고 선배님의 에너지를 느끼려고 했어요. 현장에서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매력, 연기력에다가 이런 인성적인 부분까지 잘 조화해서 대중에게 호감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지니고 싶어요. 호감형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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