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도루수 감소, 그래도 중요한 ‘한 베이스’

입력 2016-05-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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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감독이 뛰는 야구를 강조했지만 오히려 도루 개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치열하게 서로를 견제한 결과가 도루 시도, 도루 성공 횟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모두가 ‘뛰는 야구’ 시대지만 ‘도루성공률’은 뚝
염경엽 감독 “치열한 견제와 대응 영향” 분석
그래도 열쇠는 베이스러닝…‘한 베이스 더’ 경쟁

‘뛰는 야구’의 중요성은 이제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일반론이 됐다. 각 구단은 너도나도 스피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올 시즌 도루 개수는 아이러니하게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7일까지 총 182경기에서 나온 도루는 총 257개, 도루 실패를 포함한 총 시도 횟수는 410회다. 지난해 비슷한 경기를 치른 시점인 5월14일까지 기록을 보면, 180경기에서 도루 327개가 나왔고, 시도 횟수는 469회였다. 작년과 비교해 도루 70개, 도루 시도 59회가 줄어든 것이다. 성공률을 비교해도 올해가 62.7%로 지난해 같은 시점 69.7%에 비해 줄어들었다.


모두가 ‘뛰는 야구’ 선언, 더욱 치열해진 상대 견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다들 캠프 때부터 뛰는 야구를 선언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제 더 이상 ‘발야구’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10개 구단 모두가 베이스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수치는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도루가 줄어든 배경에는 상대에 대한 대비가 있다. 치열하게 서로를 견제한 결과가 도루 시도, 도루 성공 횟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염 감독은 “이제 어느 팀이나 뛰는 야구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상대가 뛰는 걸 대비한다. 그래서 많이 잡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력분석이 강화되면서 상대의 도루를 저지하는 기술도 발전했다. 도루는 이제 훔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뜨거운 두뇌 싸움으로 변모했다. 염 감독은 “상대의 약점을 얼마나 파악하느냐, 또 선수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실행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뛰는 야구를 이끌었던 팀의 변화도 있다. 팀 컬러가 바뀐 것이다. 지난해 팀 도루 1위(204개)로 유일하게 200도루를 넘긴 NC 같은 경우엔 5월14일까지 기록 역시 1위(55개)였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단 22개의 도루를 하는데 그쳤다. 도루 시도 자체가 35회로 전체 9위에 그치고 있는데, FA 박석민 영입 이후 장타력 보강으로 도루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


● 도루보다 더 중요한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

넥센은 지난해 3승13패, 2014년 5승11패로 NC만 만나면 작아졌다. 장타 외에 발야구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염 감독도 여전히 NC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팀 컬러가 바뀌어도 언제든 또 뛸 수 있다. 그게 NC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단순한 도루가 아니어도 NC처럼 뛰는 야구가 일상화된 선수들에겐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몸에 배어있다.

염 감독도 이러한 베이스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뛰는 야구를 단순히 도루 개수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루에서 3루로, 2루에서 홈으로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베이스러닝이야말로 제한된 공격 내에서 최대한의 득점을 만들어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런 베이스러닝의 경우 도루처럼 수치로 나타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승패를 가르는 작은 차이가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도루와 달리, 조금만 더 집중해도 할 수 있다”며 누상에 나갔을 때도 타석 못지않은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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