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김현중 “스킬 트레이너는 제2 인생”

입력 2016-05-2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원주 동부 소속으로 2015~2016시즌을 마친 뒤 은퇴한 김현중(왼쪽)이 스킬 트레이너로 변신했다. 그는 최근 kt 조성민의 개인훈련을 돕고 있다. 사진제공|김현중

■ 프로농구 10시즌 뛴 베테랑 가드 출신 김현중

2015∼2016시즌 후 FA 대신 은퇴
선진 프로그램 전수받고 센터 오픈
kt 조성민 등 개인훈련 체계적 지도


최근 세계농구계에선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븐 커리(28)가 환상적 기술과 슈팅을 앞세워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면서 ‘스킬 트레이닝’의 중요성도 커졌다. 그 여파는 국내농구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년 새 스킬 트레이닝 센터가 급증했다.

프로농구무대에서 10시즌을 뛴 베테랑 가드 김현중(35)도 선수생활을 접고 스킬 트레이너 대열에 뛰어들었다. 2015∼2016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과감히 은퇴를 택했다. 스킬 트레이너로 제2의 농구인생을 펼치기 위해서다.


트레이닝 노하우 전수받기 위해 미국행

막연하게 유행을 쫓은 것은 아니다. 김현중은 4년 전부터 스킬 트레이닝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우연치 않은 기회에 스킬 트레이닝에 대해 알게 됐고, 은퇴하면 이를 통해 새로운 장을 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3년 사이에 스킬 트레이닝 센터가 엄청 늘었더라”며 웃었다.

스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선 자신이 먼저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현중은 스킬 트레이닝 연수 프로그램을 물색한 끝에 마이카 랭카스터가 운영하는 트레이닝 센터를 찾았다. 랭카스터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킬 트레이너로, NBA 올스타인 카이리 어빙(클리블랜드)의 훈련을 돕고 있다. 김현중은 랭카스터에게 이메일을 통해 한국의 획일화된 훈련방식과 환경, 이에 따른 스킬 트레이닝 센터의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훈련 프로그램을 전수 받기 위해 지난달 초 미국을 다녀왔다.

김현중은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마이카(랭카스터)를 찾아갔다. 마이카는 선수 프로그램과 스킬 트레이너 연수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체육관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마이카도 그런 열성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꺼이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고 설명했다.

교육차 방문한 미국의 유명 스킬 트레이너 마이카 랭카스터(왼쪽)와 기념 촬영한 김현중. 사진제공|김현중



● 고난도 기술이 곧 기본기!

김현중은 서울 양재동에 스킬 트레이닝 센터를 열었다. 선수는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농구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훈련이었다. 모든 동작을 여러 단계로 세분화해서 진행하더라. 연수를 받으면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매년 미국에 나가 마이카에게 연수를 받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미 조성민(kt)이 김현중의 지도 아래 훈련을 받았고 김주성, 허웅(이상 동부), 이재도(kt) 등도 이 곳을 찾을 예정이다.

스킬 트레이닝은 국내 지도자들에게 ‘화려한 기술을 배우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 색안경을 끼고 있는 농구인들도 적지 않다. 김현중은 “스킬 트레이닝이 화려한 것을 쫓는 것이 아니다. 고난이도의 기술이 곧 기본기가 돼야 하고, 그래야만 좋은 테크닉을 경기에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이카 스킬 트레이닝의 철학이다. 선수들의 기술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