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지긋지긋한 ‘응팔의 저주’, ‘운빨’ 류준열이 깬다

배우 류준열이 지상파 드라마에 첫 진출해 시험대에 오른다.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 로맨스’에서 제수호 역을 맡아 ‘응답’ 시리즈가 아닌 곳에서도 그의 매력이 통할지 평가받게 된 것이다.

류준열은 올해 1월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김정환 역을 맡아 여성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겉으로는 무심하면서도 짝사랑 하는 여자를 챙길 줄 알고 우정과 사랑을 둘 다 지키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은 류준열을 순식간에 스타로 만들었다.

이런 매력에 더해 그의 실제 모습과 인성도 매번 화제였다. tvN 예능 ‘꽃보다 청춘’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소탈한 모습은 ‘응답’ 류준열이 아닌 ‘인간’ 류준열에게도 충분한 매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이후 류준열은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 ‘양치기들’, ‘글로리데이’에 이르기까지 영화로 돌아가 조연으로 활약한다. 기존 드라마 속 ‘츤데레’ 이미지를 가지고 가는 대신 이를 조금씩 파괴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이런 그의 ‘김정환 해체 작업’이 성과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무대가 바로 ‘운빨 로맨스’다. 이 작품에서 그는 수식과 과학을 믿는 제수호 역을 맡아 미신을 믿는 점보늬(황정음)와 호흡을 맞춘다.

분명 류준열은 ‘응답’ 이후 조용하고 착실하게 지지층을 넓혀왔다. 인간적인 매력은 물론 연기에서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응답’의 인기가 결코 거품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류준열을 의심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류준열이 ‘응답’의 김정환이 아닌 ‘운빨’ 제수호일 때도 매력적일 수 있는지 안방의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다.

이 의심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운빨’의 제수호도 김정환 못지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류준열이 첫 지상파 작품이라는 부담감만 느끼지 않고 본인의 연기를 한다면 충분히 흥행을 거둘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다른 방송 관계자는 “우선 류준열이 황정음의 기운을 잘 받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황정음은 로맨틱 코미디 분야에서 상대 배우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그녀는 예뻤다’의 박서준도 황정음의 지원을 제대로 받은 케이스”라며 “류준열도 무난하게 그 코스를 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록 ‘운빨 로맨스’가 단 하나의 드라마에 불과하지만 류준열에겐 많은 것이 걸려있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케이블에서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 그가 지상파에서도 매력적일 수 있을까.

어쩌면 몇년째 이어지고 있는 지긋지긋한 ‘응팔의 저주’는 류준열에 의해서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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