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소수의 훌리건 때문에…억울한 잉글랜드 팬

입력 2016-06-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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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12일(한국시간) 벌어진 잉글랜드-러시아의 유로2016 조별리그 B조 1차전 직후 장내 난동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태는 잉글랜드 응원석으로 난입한 러시아 훌리건들에 의해 촉발됐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경찰, 유독 잉글랜드팬에 강경 대응
상대 팬들도 먼저 시비…경호 강화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조별리그 B조 잉글랜드-러시아전이 벌어진 12일(한국시간) 발생한 양국 훌리건들의 난동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이 양국 축구협회를 강력히 성토했다. UEFA는 13일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면 양국의 유로대회 출전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이라고 하면 훌리건이 떠오를 정도였는데, 이번에도 잉글랜드 극성팬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경기 전 며칠 동안 여러 매체가 보도한 사진과 뉴스를 보면 경기가 펼쳐진 마르세유에선 일찌감치 양국 팬들끼리 무작정 폭력을 휘두르거나 멀쩡한 가게에 불을 지르고 도망치는가 하면, 일부 취객들이 시비를 걸자 경찰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쓰기도 했다.

물론 영국 현지에서도 일부 훌리건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찰이나 상대 팬들이 유독 잉글랜드 팬들을 겨냥해 먼저 시비를 건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잉글랜드대표팀에 발탁된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의 아내 리베카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오늘 경기 도중 최악의 경험을 했다. 경찰이 우리를 가두고 최루가스를 쏘며 동물처럼 대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말할 수 없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보았다. 최악이다.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이었다”고 생생히 전하며 대다수 팬들은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더욱이 경기 후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많은 러시아 팬들이 잉글랜드 팬존으로 넘어와 ‘습격’하면서 겁에 질린 수많은 잉글랜드 팬들이 재빨리 도망가는 영상과 사진이 보도되자 잉글랜드는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패널로 출연 중인 잉글랜드대표팀 수비수 출신 리오 퍼디낸드는 “이런 사태가 꼭 잉글랜드 팬들과 연관되는 것이 안타깝다. 소수가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잉글랜드는 자국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 경기부터 경찰력을 프랑스로 보내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EFA도 15일 러시아-슬로바키아전과 16일 잉글랜드-웨일스전의 경호 강도를 한층 높이기로 결정했다. UEFA가 추가 징계를 할지, 아니면 이것으로 일단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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