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사기동대’ 작가 “‘나쁜녀석들’보다 유머+경쾌함 있다” [일문일답]

입력 2016-06-17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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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작가 “‘나쁜녀석들’보다 유머+경쾌함 있다”

OCN 새 금토드라마 ‘38 사기동대’(극본 한정훈 연출 한동화 제작 SM C&C)의 집필을 맡은 작가 한정훈이 첫 방송을 앞두고 ‘일문일답’을 통해 작품의 시청포인트 등을 언급했다.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 시즌1·2에 이어 ‘나쁜 녀석들’까지 집필한 한정훈 작가는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를 밀도 높게 그려내는 것으로 잘 알려진 스타 작가다. 특히 19세 이하 시청불가 등급이던 ‘나쁜 녀석들’은 시청률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 장르물 드라마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한 작가는 ‘38 사기동대’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세금 징수 공무원과 전설의 사기꾼이 합심해 고액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쳐 세금을 완전 징수하는 ‘통쾌 사기극’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들고 안방극장에 찾아온 것이다.

반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이미 절반 이상의 촬영을 마친 ‘38 사기동대’가 한 작가의 손에서 어떻게 탄생할지 주목된다. ‘38 사기동대’는 17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다음은 한정훈 작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Q. 매번 드라마마다 신선한 소재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어떻게 새로운 소재들을 생각하나?
A. 틀에서 벗어난 즐거운 상상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저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38사기동대 같은 경우에도 박호식 CP 님이 “사기꾼이 세금을 걷기 위해 사기 치는 이야기를 해 보자” 라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 그 이후 박호식 CP님, 한동화 감독님, 황준혁 PD님과 함께 지속적으로 회의를 하며 아이템을 갈고 닦았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드라마의 소재가 작가의 머리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 단 한사람의 생각이 아닌 여러 크리에이터 분들과의 회의 끝에 나오는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더 새롭고, 대중적인 포인트가 반영된 소재가 발굴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전작 ‘나쁜 녀석들’과 이번에 선보일 ‘38 사기동대’의 차별점을 설명한다면?
A. 가장 큰 지점은 작품의 톤이다. ‘나쁜 녀석들’ 이후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잔인해서 못 봤다”, “무섭다”였다. 이번 ‘38 사기동대’에선 위와 같은 이유로 ‘나쁜 녀석들’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까지 끌어안으려고 노력했다. 유머는 더욱 가미 시켰고, 살인과 폭력이 아닌 ‘사기’를 전면에 내세워 경쾌함을 가미했다.


Q. 배우 마동석과 특별한 인연이 인상적이다. ‘나쁜 녀석들’에서는 박웅철 역으로, 이번 ‘38 사기동대’에서는 백성일 역으로 출연하는 마동석을 캐스팅한 이유가 있다면?
A. 마동석이란 배우와 작업을 하는데 그것을 마다할 작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백성일 캐릭터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마동석씨의 생각을 대본에 반영했다. 그러면서 현재 백성일 캐릭터가 만들어 졌다. 저희가 마동석 씨를 캐스팅했다기보다, 마동석 씨가 ‘38 사기동대’를 함께 만들었다는 표현이 맞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아니면 절대 표현할 수 없는 현재의 백성일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Q. ‘38 사기동대’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A. 다들 존재의 이유가 있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한 캐릭터만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저는 모든 캐릭터를 사랑한다.


Q. 사기를 쳐 세금을 징수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선 먼저 사기에 관한 다양한 케이스를 알아야 극본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A. 사기의 경우는 실제 한국에서 벌어졌던 사기사건 관련 자료를 모두 취합해 극화시켰다. 극중 인물들이 소위 말하는 빠다(?) 냄새나는 사기를 치게 되면 현실성이 없어진다. 작품을 보시다보면 신문 기사를 통해 접해본 적 있는, 한국 사회를 관통했던 각종 사기 사건들을 만나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실제로 ‘38 기동대’의 자문을 구했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A. 탈세 방법을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서울 시청 38 세금 징수과를 3개월가량 취재했다. 38 세금 징수과 분들의 자문이 없었다면 지금의 ‘38 사기동대’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시청 38 세금 징수과, 나아가 전국의 세금 징수과 조사관 분들은 모두 음지에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신 분들이다. 작품의 재미를 위해 세금 징수과 내부에 비리 공무원도 있고 체납자와 결탁한 공무원도 나오지만, 이것은 단지 작품의 재미를 주기 위한 설정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경찰이 주인공인 작품에서 비리 경찰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제가 짧은 기간 지켜본 세금 징수과 분들의 모습은 평등과 공평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희생하는 분들이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선 이 모습을 기억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사기, 세금 등의 소재를 다루는데 있어서 어려웠던 점 혹은 유의했던 점은?
A. 실제 사기를 당해본적 있는 피해자 분들이 분명 계실 거다. 작품에 나오는 사기법으로 피해를 본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 분들에게 또 다시 상처를 드리는 작품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실제 현실에서 벌어졌던 사기 사건들을 작품에 담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기라는 것은 알면 막을 수 있으니까. 작품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한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기법들을 인지하고 사기범죄 예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38 사기동대’가 지닌 타 드라마와의 차이점이나 강점을 꼽는다면?
A. 말 그대로 ‘통쾌 사기극’이 타 드라마와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서민들의 울분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통쾌한 사기극이 우리 작품의 차이점이자 강점이다.


Q. OCN과의 인연이 참 깊은 것 같다. OCN과 작품을 많이 하게 된 이유는?
A. 제가 데뷔한 채널이기도 하고, 정도 많이 들었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OCN 작품을 계속하게 된 것 같다.


Q. ‘38 사기동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38 사기동대’는 결국 돈에 대한 이야기다. ‘왜 우리는 돈에 집착을 하는 지’, ‘왜 돈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지’, ‘우리가 돈에서 자유로워 질수는 없는 지’에 대한 담론을 나눠보고 싶었다. 돈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들이 세상엔 많으니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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