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비밀은 없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영화사 거미
여배우와 여성감독이 만나 새로운 여성 이야기를 완성했다. 익숙한 상업영화와는 전혀 다른 신선한 문법을 구사했지만 그만큼 또 낯설다. 23일 개봉하는 ‘비밀은 없다’(제작 영화사 거미)는 등장인물은 물론 그들이 처한 상황까지 온통 베일에 가려진 분위기를 풍긴다. 보는 내내 부지런히 해석하지 않으면 공감하기 쉽지 않다. 영화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새내기 정치인(김주혁)과 그의 아내(손예진), 행방불명된 중학생 딸(신지훈)에 얽힌 이야기다. 딸이 사라졌는데도 찾을 생각 없이 선거에 몰두하는 남편, 홀로 딸의 행방을 추적하는 아내가 대립하는 가운데 딸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가족은 파국으로 향한다.
● STRENGTH(강점)…‘전형성’ 벗은 새로운 화법
딸을 찾는 엄마가 주인공이지만 흔히 봐온 절절한 모성애를 기대했다면 배신감을 가질 만한 영화다. 딸을 찾으려 발버둥치는 엄마의 심리 묘사는 대중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다른 차원’으로 그려진다. 그런 엄마의 선택은 눈물 쏟는 절규 대신 붉은 색 립스틱을 칠하거나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장례식장에 가는 행위로 묘사된다. 마치 광기에 사로잡힌 듯하다. 엄마뿐만이 아니다.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누구도 ‘전형성’을 따르지 않는다. 딸의 실종은 아랑곳없이 선거운동에 집중해 결국 당선하는 남편,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딸의 담임(최유화), 딸의 단짝 친구(김소희)까지 온통 수수께끼 같은 인물뿐이다. 누군가는 새로움을, 또 다른 이들은 불친절함을 느낄 수 있다.
● WEAKNESS(약점)…1년여 후반작업의 여파(?)
지난해 초 촬영을 마친 영화는 1년여 편집 등 후반작업을 거쳤다. 제작진은 완성도를 높이려고 영화를 다듬었고 그 과정에서 잘려나간 장면도 있다. 때문에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는 ‘함정’이 생겼다. 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한다. 딸을 추적하는 엄마, 그렇게 드러나는 딸의 비밀이 주요 구성. 그러다 중반을 넘기면서 오히려 딸의 이야기로 무게중심이 넘어간다. 유기적으로 얽힌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기보다, 따로 떨어진 두 여성이 각각의 운명을 각자의 방식대로 헤쳐 가는 영화로 읽힌다.
● OPPORTUNITY(기회)…손예진의 시작, 손예진의 끝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의 연기를 떨어뜨려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비밀은 없다’의 손예진은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불안한 심리를 광기로 표출하는 ‘낯선’ 모성애를 그처럼 완벽하게 그려낼 30대 여배우는 없다. 그 책임을 손예진은 해냈다. 딸의 비극을 확인한 직후 남편을 향해 악다구니치는 손예진의 표정과 눈빛은 배우가 그 상황과 배역에 얼마나 몰입해 있는지 엿보게 한다. 연기한 지 15년 동안 숱한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해왔지만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낯선 표정이 그에게는 아직도 있다. 손예진은 여전히 관객에게 보여줄 게 많은 배우임을 증명한다.
● THREAT(위협)…‘친절한 금자 씨’의 향기
영화는 궁극적으로 ‘복수극’이다. 손예진은 아내로서 또 엄마로서 자신과 딸을 무너뜨린 대상을 향해 처절한 복수를 감행한다. 나약할 것 같은 여성이 그 이미지를 깨부수고 실행하는 복수는 카타르시스를 준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그림자가 짙다. 아닌 게 아니라 시나리오 작업에 박찬욱 감독이 참여했다. 연출자 이경미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초기 시놉시스를 함께 썼다”며 그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음을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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