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다짐’ 류제국-김강민, 쿨하게 화해

입력 2016-06-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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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주먹다짐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켰던 SK 김강민(오른쪽)과 LG 류제국이 하루 뒤 경기 전에 만나 화해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SK 와이번스

보자마자 웃음 터트리며 악수
“형 미안”“내가 먼저 때렸잖아”


“형, 미안해요.”(LG 류제국) “내가 먼저 때렸는데 뭘…. 미안하다.”(SK 김강민)

22일 문학구장 1루 측 덕아웃. 훈련을 마친 김강민이 덕아웃 쪽으로 나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니 류제국이었다. 둘은 서로의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 전날 주먹다짐까지 벌였던 격한 감정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류제국은 “형 미안해요”라고 사과를 먼저 건넸고, 김강민은 “내가 먼저 때렸는데 뭘. 내가 미안하다”며 화답했다.

류제국과 김강민은 21일 문학 LG-SK전에서 주먹다짐이 오가는 격렬한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LG가 7-4로 앞선 5회말, 마운드 위에 있던 류제국의 공이 타석에 있는 김강민의 옆구리를 강타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김강민은 지난달 8일 옆구리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최근에야 1군에 콜업됐다. 그에게 옆구리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위였다. 그런데 류제국의 공이 하필이면 옆구리고 날아갔다. 결국 둘은 주먹을 휘두르는 싸움을 벌였고, 양쪽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우르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대치했다. 둘이 퇴장 당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KBO는 23일 류제국과 김강민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류제국은 다음날 “일어나지 말았어야할 일이었다”고 말문을 열고는 “처음에는 (김)강민이 형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며 웃고는 “그런데 주먹이 날아오니까 나도 모르게 욱했다. 형이 아무리 그렇게 했어도 내가 막고 피했어야하는데 그걸 참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 형에게 바로 전화했다. 사과했더니 형도 괜찮다고, 자신도 미안하다고 하더라. 최근에 옆구리가 아팠던 적이 있어서 그랬다는 것을 경기 끝나고 알았다”고 설명했다.

김강민도 “옆구리 부상을 당하고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공을 맞다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며 “그래도 참았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류)제국이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양 팀 주장이 조금 더 차분하게 행동했어야 했다. 팬들에게 보여줘선 안 될 모습을 보여줬다. 팀 분위기가 나쁘다 보니 순간적으로 감정을 참지 못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김강민이 다쳤던 부위라 감정이 격해진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그라운드에서 싸워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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