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예능계 떨게 하는 프로 불편러 ‘어디까지 지적해 봤니?’

입력 2016-06-27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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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예능계가 ‘프로 불편러’들의 따끔한(?) 지적에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릴레이툰’에서는 하하와 기안84 작가가 함께 한 웹툰이 공개됐다. 여기에는 2046년 인터넷 BJ가 되어 살아가는 유재석, 디제잉 중 벼락을 맞은 박명수, 수술 부작용으로 얼굴이 흘러내린 광희 등 다소 비참한 미래를 맞은 멤버들의 모습과 이들을 포용하는 하하의 모습이 담겼다.

이런 내용의 웹툰이 공개된 후 댓글창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곧바로 누리꾼들 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멤버들의 미래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그린 내용이 ‘불편’했다는 입장과 웹툰의 특성상 충분히 허용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는 입장이 대립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불편’ 사례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2014년 6월 ‘무한도전’에서는 ‘홍철아 장가 가자’ 특집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멤버들은 노홍철에게 여자를 소개시켜 주기 위해 길거리에서 여성 시민들을 인터뷰한 바 있다.

이 에피소드가 전파를 탄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보기 불편했다”, “여자를 외모로만 평가한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결국 이 특집은 폐기 됐으며 김태호 PD가 곤장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KBS2 ‘1박 2일’ 역시 프로 불편러들의 눈을 피해가진 못했다. 2014년 7월 방송분인 ‘피서지에서 생긴 일’ 특집에 등장한 비키니 미녀로 인해 ‘1박 2일’은 시청자들로부터 “초반의 순수함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밖에도 ‘프로 불편러’들이 관여하는 분야는 많다. 예능 프로그램 고정 멤버 교체는 물론 기획 의도까지 이들의 관심사는 상상 이상이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어떤 팬들은 아직 출연을 논의 중인 프로그램 소식을 알고 회사로 전화를 걸어 ‘왜 시청률도 낮은 예능에 출연 시키느냐’는 항의를 해오는 분들도 있다. 거기에 방송이 나가고 나면 ‘분량이 왜 저렇게 적냐’고 전화가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업 예능 PD는 “분명 이 분들의 지적을 잔소리로 생각하고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예술 작품이 아니라 시청자에게 사랑 받아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지적과 비판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제작진 입장에서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사진 | MBC, KBS 화면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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