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필드 소송전이 중요한 이유

입력 2016-06-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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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향후 야구장 분쟁 불씨 가능성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빛 공해 피해와 관련해 제기한 집단소송이 재개된다. 전례가 없던 소송전의 결과는 향후 야구장 관련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해졌다.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챔피언스필드 인근 H아파트 주민 732명은 광주시와 KIA 구단을 상대로 지난해 9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챔피언스필드 개장 이후 발생한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야구시즌 종료로 소음 감정을 하지 못하면서 소송이 해를 넘겼다. 양측은 구체적인 소음 감정의 방법 등에 대해 의견차를 보여 왔다.

올 들어 소음피해대책위원회가 손해배상 금액을 1인당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증액하면서 소송가액 증가로 재판부가 단독에서 합의부로 변경됐다. 앞선 재판부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소음 감정 방법과 횟수 등에 대한 쟁점은 여전하다. 내달 15일부터 새 재판부가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는데 이 부분이 핵심이다.

벌써부터 양측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대책위원회 측은 소음은 물론 빛으로 인한 피해까지 소송을 확대했다. 조도 측정 역시 서로에게 유리한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책위원회가 빛이 들어오는 부엌 창에서 측정을 주장한다면, 구단 측은 주민의 생활권인 거실에서 측정해야한다는 식이다. 부엌을 통해 빛이 들어올 경우 거실에선 조도가 확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소송 결과는 야구계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야구장 공해 관련 판례가 나올 경우, ‘줄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상당수 구장 인근에 주택가가 있다. 한적한 곳에 신축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정도만이 자유롭다.

현실적으론 야구장 신축에 앞서 입주한 주민들의 소송이 우려되는데,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신축되는 NC의 새 야구장이 이에 해당된다.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는데도 벌써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KIA는 최근 홈에서 이겨도 흥이 안 난다. 홈경기 시 스피커 볼륨을 최대한 줄인 탓에 응원전에 힘이 떨어졌다. 이마저도 부족해 경기 막판엔 아예 스피커를 끄고 침묵 속에 경기가 진행되는 일도 있다.

광주시는 비용절감을 위해 무등종합경기장을 헐고 야구장을 신축했다. 구단이 원한 입지도 아니었다. KIA는 올해 주민들의 집단소송은 물론, 모기업에서 300억원의 건설비를 대고도 특혜 시비로 운영권 재협상을 하고 있다. 야구는 프로 원년부터 광주·전남 지역의 ‘문화’였다. 그러나 KIA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야구 외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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