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감독’ 최동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

입력 2016-07-05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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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2004년)으로 데뷔해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 등 연출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한 최동훈 감독이 미래 영화인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이와 같이 자신만의 연출 철학을 전했다.

최동훈 감독은 지난 4일(월)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CGV 시네마클래스에 강연자로 참석해 ‘영화연출론’을 주제로 자신만의 생각을 펼쳐 놓았다. 저예산 영화의 연출부에서 천만 감독이 되기까지, 자신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진솔하게 털어 놓은 것.

최동훈 감독은 예비 영화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 연출부를 하면서 영화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시나리오였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계속 쓰다 보니 늘었고, 연출부가 끝날 때는 시나리오 10편이 완성되어 있었다. 불쏘시개로 쓸 시나리오일지언정 계속 써야 한다” 고 시나리오를 쓰기 위한 노력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잘 쓰려면 소설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소설 속 관찰자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지 알아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맞는지 알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타짜', '도둑들', '암살' 등의 시나리오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극작가이자 감독인 찰리 카우프만의 “구조를 복잡하게 바꾸면 이야기는 새로워 보인다" 라는 말을 인용하여 “캐릭터가 많아야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달라 보이고 뻔해 보이지 않는다” 며, 캐릭터가 많은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영화 '암살'의 스토리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그 밑에 서브 플롯을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렵다” 며,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최동훈 감독은 “나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농담, 술집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많이 기록하려고 한다. 대사는 자기 말투나 자기 식으로 쓰려고 하면 안 된다” 고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덧붙여, 최 감독은 연출부를 하며 연출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고 회상하며 “시나리오 작업은 힘든 과정이지만 흔들리면 안 된다. 플롯 공부를 열심히 해라" 며, "실제로 나도 매일 수많은 유명 감독들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공부하고 있다. 특히 소설책을 많이 읽다 보면 이야기가 뭔지 알 수 있다” 고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현실적인 충고를 전했다.

준비된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들려준 최동훈 감독의 열정적인 강의가 끝나자 수강생들은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 소재를 발생시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충분히 말씀해주시고 이야기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진심을 담아서 성실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했다”, ”감독님의 현장을 생생하게 이야기 해주어서 좋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CGV 시네마클래스는 CGV아트하우스가 영화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2014년부터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영화 입문학 강좌로, 현재 5기가 진행 중에 있다. 최동훈 감독을 포함해 '대배우'의 배우 오달수, '차이나타운' 제작사 폴룩스픽쳐스 안은미 대표, '아가씨', '베테랑', '명량' 등을 투자·배급한 CJ E&M 권미경 상무 등 등 영화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본 강연에 동참해 미래 영화인들의 꿈을 응원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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