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영화 ‘굿바이 싱글’ 흥행, 광화문시네마의 반전

입력 2016-07-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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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재능의 감독들이 의기투합해 영화사 ‘광화문시네마’를 설립하고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흥행 1위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사진 왼쪽)도 그 소속이다. 사진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영화사 광화문시네마의 반전

김태곤·우문기·권오광 등 남다른 재능의 감독들 의기투합
족구왕·돌연변이·굿바이 싱글 흥행…충무로에서 러브콜

감독의 영화사 설립은 이제 ‘흔한 일’이다. 연출한 영화가 흥행하면 감독들은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자신의 영화사를 만들어 ‘세’를 과시한다.

반면 출발이 다른 경우도 있다. 누구도 자신들을 주목하지 않을 때 감독을 꿈꾸며 힘을 모아 영화사를 만들어 작업을 함께 해온 이들이 있다. 영화사 ‘광화문시네마’와 그 소속 감독들이다. 최근 이곳은 재능 있는 감독의 산실로, 반전의 흥행 성과를 만들어내는 출발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흥행 1위인 김혜수 주연 영화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이 광화문시네마 소속이자 주축이다. 상업영화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 작품으로 쟁쟁한 영화를 따돌리고 흥행의 단꿀을 맛보고 있다. 영화는 5일 누적 관객 110만명을 넘어섰다.

김태곤 감독은 2년 전부터 충무로의 관심 어린 시선을 받기 시작했다. 광화문시네마가 제작하고 배우 안재홍이 주연한 영화 ‘족구왕’을 통해서다. 그는 ‘족구왕’의 시나리오도 썼다. 영화는 제대하고 대학에 돌아온 복학생이 족구를 통해 세상에 맞서는 이야기다.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한계를 딛고 화제를 모았다. 감독의 재기발랄한 시도 역시 크게 주목받았다.

영화 ‘굿바이 싱글’-‘족구왕’-‘돌연변이’-‘범죄의 영화’(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광화문시네마·영화사우상·광화문시네마


‘족구왕’은 광화문시네마에서 활동하는 우문기 감독의 작품. 그는 현재 영화계가 가장 탐내는 또 한 명의 신예로 주가가 높다. 또 지난해 이광수·박보영 주연 ‘돌연변이’로 시선을 모은 권오광 감독 역시 광화문시네마에 적을 두고 활동하는 숨은 실력자다.

창작집단으로 불려야 할 광화문시네마의 출발은 2012년 무렵이다. 김태곤 감독이 대학원(한국예술종합학교)졸업 과정에서 만든 독립영화 ‘1999, 면회’를 연출하던 때다. 비슷한 시기에 단편 및 독립영화를 만들고 있던 30대 초 중반의 또래 감독과 프로듀서들이 모였다. 이들은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촬영과 제작의 구분 없이 각자 힘을 보탰다. 사무실이 서울 광화문 인근이라 이름을 그렇게 짓기도 했다.

광화문시네마의 작업이 본격화한 계기는 ‘족구왕’의 성공이다. 이후 작업에 속도가 붙었고 현재 이들이 협업한 또 다른 영화 ‘범죄의 여왕’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배우 박지영과 조복래가 주연한 영화는 아들이 머물던 고시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추적하는 엄마의 이야기. 역시 광화문시네마에서 활동하는 이요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처럼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파트너십을 구축한 광화문시네마는 재기발랄한 신인들이 모인 공동체로서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그 안에서 공동작업을 진행하지만 한편으로 각자가 상업영화 제작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굿바이 싱글’ 윤색 작업에 참여한 권오광 감독은 인기 시리즈 ‘타짜3’의 연출자로 발탁돼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앞서 최동훈, 강형철 등 흥행 감독들이 거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했다. 김태곤 감독도 마찬가지다. 여배우 주연의 코미디 영화를 성공으로 이끈 그는 현재 영화계가 탐내는 연출자로 단연 관심을 받는다. 배우들도 광화문시네마의 작업을 기꺼이 응원하고 있다. ‘족구왕’으로 이름을 알린 안재홍은 그보다 앞서 ‘1999, 면회’에 출연한 인연을 잊지 않고 작은 역할이지만 ‘굿바이 싱글’에도 주저 없이 참여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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