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특급빅맨 이종현…유재학 감독 “김종규보다 한수위”

입력 2016-07-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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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농구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이종현(오른쪽)은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선발을 예약해놓았다. 4일 막을 내린 2016 아시아·퍼시픽 대한농구 챌린지에 한국A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이종현. 스포츠동아DB

KBL 신인드래프트 선수들 미리보기

4. 끝 고려대 이종현

역대 최고의 능력…병역면제 혜택까지
지도자들 “게으름 최대 문제” 한목소리


2016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10월 17일 예정)는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사고 있다. ‘대학농구 빅3’라 불리는 이종현, 강상재(이상 고려대), 최준용(연세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드래프트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이종현은 단연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한국농구의 10년을 짊어지고 나갈 대형 센터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모든 구단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최대어’다.


이종현, 왜 강력한 1순위인가?

한국농구는 세계무대에서 매번 신장의 한계를 보였지만, 국내무대를 평정할 대형 빅맨은 꾸준히 나왔다. 1990년대 서장훈, 현주엽(이상 은퇴)을 거쳐 2000년대 들어서는 김주성(동부·2002년), 하승진(KCC·2008년), 오세근(KGC·2011년), 김종규(LG·2013년)가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입성해 첫 시즌부터 팀에 우승을 안겼다(김주성·하승진·오세근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 김종규는 정규리그 우승).

이종현(22·206cm)은 이들의 뒤를 잇는 선수다. 더욱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까지 받았다. 최준용, 강상재보다 가치가 더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를 영입하는 팀은 단숨에 특급 토종 빅맨을 보강하는 동시에 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대들보를 얻는 ‘특혜’를 누리게 된다.

프로농구 지도자들도 이종현의 재능에 대해선 칭찬 일색이다. 대표팀에서 이종현과 김종규를 모두 지도해본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제외하고 개인능력만 보면 이종현이 김종규보다 낫다. 슛 터치도 좋고, 센스도 있다. 농구 이해도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고려대는 그를 영입한 뒤 대학무대를 평정했다. 특히 블록슛 능력은 2014년 농구월드컵에서도 그 위력을 인정받았다. 당장 프로무대에서 림 프로텍터(Rim Protector)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역대 최고의 재능, 왜 ‘역대 최대어’는 아닌가?

이종현은 김주성보다 힘이 좋고, 하승진보다 빠르고, 오세근보다 크고, 김종규보다 센스가 뛰어나다. 프로농구 정상급 빅맨들과 견줘 재능 면에선 최고다. 그러나 ‘역대 최고의 빅맨’이라는 평가는 없다. 강력한 1순위라고 평가받지만, 데뷔 시즌부터 김주성, 오세근, 하승진, 김종규 만한 영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그의 재능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게으르고 성실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유재학 감독은 “2013년 아시아선수권을 마치고 김종규와 이종현에게 중거리 슛을 연마하라는 숙제를 내줬다. 2014년 대표팀을 소집했을 때 김종규는 슛이 좋아져서 왔지만, 이종현은 그렇지 않았다. 이것만 봐도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지난해 미국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나아진 것이 없더라. 청소년 때부터 경쟁했던 중국의 왕저린(22)은 NBA(미국프로농구) 드래프트에 지명(멤피스 그리즐리스)됐다. 이종현은 국내대학리그에 만족하는 모양이다. 재능이 아깝다”고 말했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A구단 스카우트는 “2011년 드래프트 때 오세근은 어디를 가든지 팀을 우승 후보로 만들 수 있는 선수로 분류됐다. 이종현도 마찬가지라고 기대하는 팬들도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오세근은 대학 때부터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용병들에 밀리지 않는 몸을 만들었고, 정확한 중거리 슛까지 연마해 기량이 완성된 상태로 프로에 데뷔했다. 이종현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B구단 스카우트는 “김종규는 숨이 헐떡일 때까지 뛴다. 이종현이 숨이 찰 때까지 뛴 걸 본 적이 있는가. 2∼3번 코트 왕복을 하고 난 뒤에는 쉰다. 대학리그에서 100%를 하지 않아도 우승하니까, 그게 몸에 밴 것 같다. 이종현 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는 나오기 쉽지 않다. 한국농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종현을 강하게 조련할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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