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특수 앞두고…사드 후폭풍에 관광업계 울상

입력 2016-08-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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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4박5일 일정으로 입국했던 중국 중마이 그룹의 단체관광객들.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관광에 대한 제재설이 등장하면서 주요 대상으로 중마이 그룹 같은 기업 단체 인센티브 관광이 거론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유커들 여행지 변경 등 움직임
신규 면세점 매출 감소 우려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후폭풍의 불똥이 관광산업까지 미쳤다. 방송·연예 등 한류 분야에서 논란이 촉발된 중국의 보복이 이제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관광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여름 성수기인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7월 역대 최다인 90만 명을 기록하며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하반기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9월 이후 예약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9일 “올해 대규모 치맥, 삼계탕 파티 이벤트로 화제가 됐던 중국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변경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6대구치맥페스티벌에는 중국인 관광객 30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센카쿠 열도를 두고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 발길을 끊었던 상황이 우리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하반기 단체 관광객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중국 당국이 현지 여행사에 한국여행상품 판매를 통제하는 공문을 보내거나 공개적으로 한국여행을 자제하라고 밝히진 않고 있다.

하지만 관광업계는 현재 인민일보나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연일 쏟아내는 부정적인 보도가 결국 한국여행에 대한 암묵적인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 10월 국경절 특수 영향 걱정…신규 면세점들 매출 위축 고민

여행업계는 중국 방한시장 위축이 10월 국경절 특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월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는 상반기 춘절(중국의 설) 연휴와 함께 중국 관광객 매출을 결정하는 양대 특수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에 한국은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7만307명으로 이 기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56.2%를 차지했다.

관광산업의 주요 분야로 꼽히는 면세점도 중국시장 위축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시내 면세점의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가까울 정도로 절대적이다. 롯데면세점 노재승 홍보팀장은 “면세점은 1∼3월까지가 비수기이고, 4월부터 조금씩 올라가 여름부터 10월까지 최고 성수기를 이룬다”며 “하반기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 감소에 대비한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면세점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신세계, 두타, SM, 갤러리아, 신라아이파크 같은 신규 면세점들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면세점의 하루 매출이 예상에 못 미쳐 고전을 하는 상황에서 사드 후폭풍이란 돌발변수는 버거운 난관이다.

문제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미리 방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업계 자체적인 노력으로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지난해 메르스 사태처럼 제도개선이나 금융혜택 같은 정책지원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한국여행업협회 양무승 회장은 “중국 상황이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대범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양국 국민간의 활발한 관광 인적교류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위축되지 않고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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