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위사진 왼쪽)과 ‘매그니피센트7’의 주인공 이병헌(아래). 2005년 ‘달콤한 인생’에서 만난 이들은 총 3편의 영화를 함께 했다. 이병헌은 김지운 감독을 위해 ‘밀정’에도 특별출연으로 참여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UPI코리아
“내가 달콤한 인생 주인공” 적극적 어필
이병헌, 영화‘밀정’ 특별출연으로 ‘보은’
배우 이병헌과 김지운 감독의 각별한 관계가 9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함께 여러 편의 영화를 완성해온 ‘동지’이자, 떨어져 있을 땐 서로의 작품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 통하는 두 사람의 ‘상부상조 인연’이 화제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을 14일 내놓는다. 2009년 ‘지.아이.조’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참여한 통산 6번째 작품. 그동안 액션에 능한 조연이나 악역을 주로 보여준 이병헌이 이번에는 선의를 가진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할리우드 활동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만한 작품이라는 전망도 따른다.
이병헌의 ‘매그니피센트7’ 출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 다름 아닌 김지운 감독이다. ‘매그니피센트7’을 연출한 안톤 후쿠아 감독이 평소 김지운 감독의 ‘팬’을 자처해왔기 때문이다. ‘더블 타깃’, ‘백악관 최후의 날’ 등 액션영화를 주로 만들어 안톤 감독은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력을 과시해온 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즐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특히 이병헌이 출연한 ‘달콤한 인생’을 첫 손에 꼽아왔다.
이 같은 사실은 이병헌의 ‘매그니피센트7’ 캐스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병헌은 캐스팅을 위해 안톤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달콤한 인생’ 주인공이란 사실을 적극적으로 소개했고, 그 결과 덴젤 워싱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캐스팅되는 행운을 얻었다.
영화는 1890년대 카우보이들의 활약을 그린 서부극이다. 7명의 주인공 가운데 유일한 동양인 캐릭터를 맡은 이병헌은 지난해 미국 뉴올리언스에 머물면서 촬영을 진행했다. 연일 40도가 넘는 무더위를 견딘 그는 “가장 힘든 촬영으로 기억된 영화가 ‘달콤한 인생’이었다면, ‘매그니피센트7’도 그에 버금갈 만큼 어려움을 안긴 촬영현장”이라고 돌이키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은 이병헌은 ‘보은’의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김지운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영화 ‘밀정’의 특별출연 제안에 흔쾌히 응해 힘을 보탰다. 비록 출연 비중은 적지만 영향력은 단순한 카메오 수준이 아니다. 존재감에서는 송강호, 공유 등과 더불어 주연으로 이름을 올릴 만한 활약이다.
이병헌이 ‘밀정’에서 소화한 인물은 독립운동에 헌신한 의열단장. 독립군의 리더로 시대의 아픔을 상징하면서 묵직한 카리스마도 발휘한다. 김지운 감독은 “의열단장 역할은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가 맡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며 “내심 이병헌을 떠올렸고 결국 성사돼 좋은 캐릭터를 좋은 연기를 통해 관객에 보여주게 됐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