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 사운드 페스티벌 ‘의미·깊이·재미의 삼위일체’ [종합]

입력 2016-09-05 12: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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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난장 사운드 페스티벌

'제 1회 난장 사운드 페스티벌'이 의미와 깊이·재미의 삼위일체를 이루며, 순수하고 아름다운 락페스티벌의 탄생을 알렸다.

9월 3일과 4일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잔디운동장에서는 제 1회 난장 사운드 페스티벌(이한 난장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일단 난장 페스티벌은 개최 그자체로 의미가 있는 페스티벌이다.

지역 방송국이라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진짜 라이브'를 표방하며 수많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을 세상에 알린 '문화 콘서트 난장'의 10주년을 기념해 계획된 페스티벌이기 때문이다.

또 그런 '난장'이 만든 페스티벌인 만큼, 출연 아티스트들도 진심으로 페스티벌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탰다. '문화 콘서트 난장'의 MC를 맡았던 문혜원과 하현우, 나무가 각각 자신들의 소속 밴드인 뷰렛과 안녕나무, 국카스텐으로 페스티벌에 합류했으며, 현재 진행자인 짙은 역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뿐만 아니라 이번 라인업에 포함된 모두가 '문화 콘서트 난장'과 인연을 맺고 있는 뮤지션들로, 같은 기간 다른 페스티벌이 있었음에도 '난장 페스티벌'을 선택해 첫 출발에 힘을 실어주었다.

'문화 콘서트 난장'의 김민호PD는 "김바다는 공연 후에 '내년에도 올테니 불러달라'고 하더라"라고 전해 출연 뮤지션들이 페스티벌에 임하는 의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개최 자체로도 의미가 큰 난장 페스티벌이지만, 공연 내용은 그 의미의 깊이를 더했다. 지난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브로큰 발렌타인의 보컬 반(본명 김경민)을 추모하는 트리뷰트 공연을 첫 날의 헤드라이너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노래하자 세상이 변하는 그날까지’라는 반의 좌우명을 페스티벌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난장 페스티벌은, 브로큰 발렌타인의 성환, 변G, 쿠파가 첫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고, 디아블로의 장학, 해쉬의 허균, 버스터리드의 노대건이 차례로 브로큰 발렌타인의 보컬로 나서 반의 빈자리를 채웠다.

오랜만에 브로큰 발렌타인으로 무대에 오른 변성환은 감회가 새로운 듯 상기된 얼굴로 "경민이 형도 잠깐 하늘에서 내려와 우리와 함께 힘껏 뛰어 놀거다. 그리고 마지막엔 '알루미늄'을 노래했을 거다"라고 말해 이날 무대의 의미와 깊이를 더했다.

또 모든 공연이 끝난 후에도 변성환은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후 브로큰 발렌타인이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브로큰 발렌타인과 함께한 반 트리뷰트 무대가 페스티벌의 내적인 깊이를 더했다면, 10년간 '문화 콘서트 난장'을 이어오며 '라이브'에 내공을 다져온 하드웨어팀은 외적인 깊이를 보여주었다.

라이브 프로그램을 10년간 이끌어 온 '난장' 팀의 내공은 페스티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고, 이는 페스티벌의 질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좋은 사운드'는 출연 아티스트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무대 전 공연장에서 잠시 만난 안녕바다의 베이시스트 우명제는 "사운드가 정말 최고다. 전국 모든 페스티벌을 통틀어도 최고 수준"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고, 업계 관계자 역시 "사운드가 제대로 나오니 공연을 듣는 재미가 있다"라며 칭찬했다.

이처럼 의미와 깊이가 있으니 당연히 공연들도 재미가 넘쳤다. 그냥 보아도 흥미로운 공연들이 이어졌지만 난장 페스티벌은 몇몇 독특한 물리적인 특징으로 재미를 배가시켰다.

우선 난장 페스티벌은 국내 모든 페스티벌을 통틀어 무대와 관객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페스티벌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국내 페스티벌을 통틀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아티스트를 볼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는 뜻이다.

사진=난장 사운드 페스티벌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라이브 무대는 초창기 국내 락페스티벌을 연상시킬정도로 순수하고 아름다웠지만, 관람환경은 2016년에 어울리게 쾌적하고 안락했다.

잔디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만큼 늦여름 소풍을 나온 듯한 편안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돗자리가 필요없을 만큼의 쾌적한 관람환경 역시 이번 난장 페스티벌의 특징이었다.

의미와 깊이, 재미가 조화를 이루니 관객은 물론 출연 아티스트들이 먼저 애정을 쏟아냈다.

둘째날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신현희와 김루트의 신현희는 "신현희와 김루트가 정말 좋아하는 난장!"이라며 "난장에서 난장 페스티벌이라는 멋진 공연을 만들고 그 멋진 공연의 첫 순서로 관객들을 만나게 돼 정말 뜻깊은 하루였다"라고 난장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이어 "날씨도 정말 뜨거웠고 호응도 정말 뜨거웠고 정말 멋진 하루였다. 앞으로 난장도 난장 사운드 페스티벌도 더욱 더 사랑받길 바란다. 그리고 난장과 신현희와 김루트의 만남도 이렇게 즐겁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감사하다"라고 제 1회 난장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안녕바다의 우명제와 우선제도 "사운드가 정말 좋다. 사운드는 (문화콘서트 난장때부터)워낙 유명하다. 난장하면 사운드다. 그리고 사람들도 많이 즐길줄 알아 좋았다"라며 "그리고 고마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연주를 하면서, 내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나에게 무언가를 던져주는, 그런 공연이었다. 우리가 더 힘을 더 많이 받고 간다"라고 난장 페스티벌의 의의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명제는 "(난장 페스티벌은)정말 훌륭하다. 아티스트를 생각하는 마음도 있고, 훌륭하니까 2회, 3회를 가면 이것들이 다 알려져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일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 온 사람들과 아티스트들이 자기네들이 더 홍보를 해서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공연이 될 거 같다"라며 "내년에도 페스티벌에서 당연히 우리도 오겠다. 꼭 페스티벌 아니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또 내려오려 한다"라고 난장 페스티벌을 응원했다.

또 '문화 콘서트 난장'에 대해서도 우명제는 "음악방송을 돌아다녀보면 음악을 위해서 움직이는 곳이 있고, 그외의 것으로 움직이는 곳이 있는데 '난장'은 정말로 음악을 위해 움직이는 곳이다. (10년간)이어오는게 쉽지 않았을 건데 감사하고, 우리도 10년 됐는데, 여러가지 좋은 기운을 받고 가는 거 같다"라고 제 1회 난장페스티벌의 참여를 뿌듯해했다.

의미와 깊이, 재미의 삼위일체를 이룬 난장 페스티벌은 우명제의 말처럼 2회, 3회가 이어질수록 점점 소문을 탈 페스티벌임은 분명하다. 작은 문제가 있다면 광주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벌인 탓에 거리가 먼 곳에 거주하는 음악팬에게는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안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변수가 많은 페스티벌에서 미래의 일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적어도 제 1회 난장 사운드 페스티벌은 얼마만큼의 시간과 돈을 들였든, 200% 만족할만한 가치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사진=난장 사운드 페스티벌


광주|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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