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세븐과 상추를 향한 선을 넘은 대중의 폭력

입력 2016-09-09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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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사진=일레븐나인

가수 세븐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진 '안마방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사과글을 남겼다.

세븐은 9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2013년 군 복무 당시 마이티마우스 상추(이상철)과 안마 시술소에 출입한 사건에 대한 사과와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을 남겼다.

세븐이 직접적으로 해당 사건을 언급하고 사과문을 남긴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 때문에 사람들은 왜 3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뒤늦게 사과문을 남겼는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그 정확한 배경이야 본인이 직접 말하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세븐을 둘러싼 상황을 보면 그 이유를 어느정도 유추는 할 수 있다. 먼저 세븐은 사과문을 게재하기 불과 이틀 전 배우 이다해와의 교제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바로 '안마방 사건'을 언급하며 비난과 조롱을 쏟아냈고, 이에 세븐은 자신의 주위 사람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뒤늦게 사과문을 게재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세븐은 오는 10월 컴백 앨범의 발매까지 앞두고 있어, '안마방 사건'은 어떻게든 한 번은 털어내야 할 짐이기도 했다.

문제는 세븐의 이런 사과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다.

사과문을 통해 세븐은 사과와 함께 당시 사건의 상황과 국방부의 조사 결과까지 적었지만 정작 사람들은 이를 읽지 않고, 또 믿지 않는다. 그저 '안마방을 갔다'라는 사실만을 두고 끊임없이 세븐을 옭아맬 뿐이다.

이는 세븐과 함께 안마 시술소에 출입했던 상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븐에 앞서 가요계에 컴백한 상추는 안마방 사건에 대한 구구절절한 해명과 사과문을 게재했고, 지난 7월 26일 발표한 솔로곡 '뜨거워요'가 네이버 뮤직 평점 0.9점이라는 역대급 저점을 기록해, 그 역시 여전히 '안마방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세븐과 상추는 결코 성매매를 하지 않았다. 이것은 팩트다.

일단 세븐과 상추가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불법 안마시술소에 들어간 것은 맞다. 하지만 세븐과 상추가 해당 업소에 간 이유는 성매매가 목적이 아니었으며, 또 이들은 부적절한 업소임을 인지한 후 돈을 환불해 나왔다.

또 세븐과 상추는 군 입대 전부터 관절과 근육 등의 통증으로 인해 이를 완화하기 위해 마사지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날 역시 안마 시술소에 가기 전 다른 건전 마사지샵을 방문 모습이 CCTV 등을 통해 확인이 됐다. 즉 성매매가 아니라 마사지를 위해 안마 시술소를 방문했다는 주장 역시 신빙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은 이는 국방부의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진 내용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이런 사실은 제쳐두고 단지 '안마방에 갔다'라는 단 6글자만을 기억한 채 세븐과 상추를 군복무 중 성매매를 한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세븐과 상추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음주와 근무지이탈은 명백한 규정위반이며, 의도야 어떻게 됐든 불법 안마시술소를 출입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도 세븐과 상추 스스로의 잘못이다. 이에 대한 정당한 질책이라면 당연히 세븐과 상추 역시 백배사죄하고 받아들여야함이 마땅하다.

그렇지만 잘못한 일을 나무라는 것과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우기며 비난과 조롱을 일삼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세븐과 상추에게 '성매매' 딱지를 붙이고 조롱하고 비난하는 이유가 실제 사건에 대한 일련의 내용을 모르기 때문인지, 옆 사람이 욕을 하기 때문에 덩달아 욕을 하는 군중심리 때문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재미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진실에 고개를 돌리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이유가 어떤 것이든 간에 세븐과 상추에게 하지도 않은 '성매매' 꼬리표를 붙이고 조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흉기를 휘두르고 낄낄대는 비겁하고 기분 나쁜 폭력일 뿐이다.

혹자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감내해야할 업보라고 하지만, 이것도 상식의 선에서나 통하는 이야기다. 세븐과 상추를 둘러싼 상황들은 분명 어딘가 '선'을 넘어섰다.

상추, 사진=올마이티레코즈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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