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③] 어떻게 이토록 독특한 아들만 모였을까

입력 2016-10-28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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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가 떴다 ③] 어떻게 이토록 독특한 아들만 모였을까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스튜디오 안 어머니들과 MC들이 나누는 대화와 VCR 속 아들의 독특한 일상으로 꾸며진다.

따라서 ‘미우새’의 재미 요소인 MC들과 어머니들 간의 대화 혹은 아들에 대한 어머니에 대한 코멘트 등은 결국 아들의 일상이 얼마나 말할 거리가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미우새’ 속 아들들의 일상은 상상 이상으로 특별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주부터 찾는 아들이 있는가 하면 마흔이 훌쩍 넘어 클럽과 페스티벌 마니아가 된 아들도 있다. 어머니들은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이들을 보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미우새’의 맏형인 김건모는 ‘잘못된 만남’, ‘서울의 달’, ‘핑계’, ‘미련’ 등 수많은 히트곡들을 부른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다. 그러나 그는 조금이라도 술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 업소용 냉장고를 구입해 A4 용지를 꽂아넣고 어머니에게 복사기라고 속이려는 아들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미팅과 소개팅에 나가서도 멋지게 보이려는 욕구보다 훨씬 큰 개그 욕심을 보이곤 한다. 그래도 김종민, 지상렬 등 연예계 선후배들에게 조금 더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재료를 아끼지 않은 사람 좋은 맏형이다.


이어 개그맨 박수홍은 ‘미우새’에서 가장 큰 반전을 보여줬다. 그는 그동안 연예계 대표 바른 생활 사나이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미우새’ 속 박수홍은 클럽과 페스티벌에서 인생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확실한 결혼관을 설파한다. 여기에 과거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된 아픈 기억까지 서슴없이 꺼내놓는다. 이런 그의 모습은 지금껏 대중이 알고 있던 박수홍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버렸다. 지금의 그가 방송가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반해 허지웅은 대중이 예상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친구들과 여행에서 오로지 수압 때문에 샤워기 헤드를 챙겨가는 모습이나 청소에 목숨을 거는 모습은 이미 방송을 통해 깐깐하고 까칠하다고 알려진 허지웅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다진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거나 ‘북두신권’ 켄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는 의외의 귀여움을 자랑한다.

자세히 보고 있으면 이런 아들들의 모습은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와도 많이 닮아있다. 속내는 그렇지 않으면서 어머니에게 속내를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이나 자신만의 이유로 고집을 부리는 것도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자식 세대 시청자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공감과 반성을 동시에 할 수 있고 부모 세대 시청자는 이들을 보고 자식을 이해할 수 있다. ‘미우새’가 뜰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쩌면 유명인의 일상에서 시청자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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