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온다①] 다큐영화, 역사와 희망 그리고 판타지

입력 2016-11-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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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장르의 한계를 넘어선 다큐 영화가 11월 잇달아 개봉한다. ‘딜쿠샤’(맨위 사진)는 판타지를 가미했고, ‘시소’(두번째 사진)는 휴먼타큐, ‘나의 살던 고향은’은 역사 다큐다. 사진제공|인디컴·SM C&C·후즈닷컴

■ 12만 돌파 ‘자백’ ‘무현’ 흥행 이을 다큐들

‘딜쿠샤’ 판타지 개성 가미한 시도 화제
‘시소’ 장애 가진 두 아빠의 희망 여행
‘나의…’ 김용옥 교수, 역사교과서 자처

다큐멘터리 영화가 소재와 장르의 범위를 넓힌다. 인간애를 담은 휴먼 다큐를 넘어 최근 사회고발성 다큐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는 판타지의 개성을 가미한 장르로까지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11월은 ‘다큐의 계절’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이달 들어 완성도를 갖춘 다큐 영화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백’(감독 최승호·제작 뉴스타파)이 7일 사회고발 다큐로는 처음 12만 관객을 동원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감독 전인환·제작 ‘무현’ 제작위원회) 역시 12만 돌파를 앞뒀다.

모두 최근 극장가를 휩쓴 흥행 대작이 없는 틈을 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 ‘자백’과 ‘무현’의 열기를 이어받을 또 다른 다큐 영화들도 공개된다.

24일 개봉하는 ‘딜쿠샤’(제작 인디컴)는 최악의 상황을 딛고 일어서려는 이웃들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이야기이다. 연출을 맡은 김태영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13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인이 된 감독은 생활고 탓에 고시원에서 살아가지만 자신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이웃을 만나 삶의 새 빛을 찾는다.

‘딜쿠샤’는 익숙한 휴먼 다큐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판타지의 개성을 가미하는 과감한 시도로 전주국제영화제와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소개됐다.

10일 개봉한 ‘시소’(감독 고희영·제작 SM C&C)는 장애를 가진 가장이자 딸을 둔 아빠인 두 남자가 함께 떠난 여정을 통해 장애가 삶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은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와 근육병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임재신씨다.

두 남자의 만남은 드라마틱하다. ‘딸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싶다’는 이동우의 사연을 TV로 접한 임씨는 자신의 망막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7년 전 일이다. 두 사람이 함께 떠난 열흘간의 제주도 여행을 담은 이번 영화도 그 인연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제작됐다. 이동우는 “여행을 통해 임재신과 진정한 친구가 됐다”고 했다.

역사 다큐도 뒤따른다. 24일 개봉하는 ‘나의 살던 고향은’(감독 류종헌·제작 후즈닷컴)이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가 고구려와 발해의 흔적을 되짚으면서 우리 역사의 뿌리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역사교과서 역할까지 하는 영화다. 제작진은 국정교과서 논란이 가열될 무렵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우리 민족의 뿌리 찾기’를 모토로 내걸었다. 김용옥 교수는 “한국의 젊은이, 특히 중고등학생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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