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 슈틸리케, 변해야 산다

입력 2016-1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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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가까스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부실한 경기력을 되풀이하고 있어 대표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지옥 문턱에서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아직 천당은 아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국가대표팀의 2016년은 암울했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3승1무1패(승점 10)로 조 2위를 탈환하는 한편 선두 이란(3승2무·승점 11)과의 격차도 좁혔으나, 부실한 경기력으로 인해 비난 여론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환점을 돈 최종예선은 내년 3월 재개된다. 중국전(23일·원정)∼시리아전(28일·홈)으로 이어진다. 남은 4개월은 한국축구가 놓쳐선 안 될 ‘골든타임’이다.

축구대표팀 김신욱. 스포츠동아DB



1. 김신욱 사용법 ………………… 파괴력 증명된 김신욱 언제까지 ‘플랜B’?

최종예선 내내 똑같다. 졸전의 반복이다. ‘플랜B’로 가치가 절하된 김신욱(28·전북현대)이 거듭해서 대표팀을 살려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우즈벡은 한국의 ‘수’를 명확하게 읽고 있었다. 물론 김신욱도 예측 가능한 카드다. 그러나 ‘압도적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공중볼 경합용’이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최전방에 유독 변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제 한국은 예측 가능한 상대가 됐는지 모른다. 이 같은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빤히 읽히더라도 상대가 적절히 대처할 수 없는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우즈벡 삼벨 바바얀 감독은 한국전 직후 “우리 팀에서 공중전을 잘하는 선수가 김신욱과의 투쟁에서 졌다”고 인정했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은 “플랜 A와 B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패턴을 밀고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축구대표팀 이정협-김창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2. K리거 활용법 ………………… K리거 중용·다양한 경쟁구도 유지 필요

선수단 구성도 어느 순간부터 정체됐다. 새 얼굴 발굴작업은 사실상 종료된 모양새다. 물론 최종예선이 실험하고 시험하는 단계가 아님은 분명하다. 전체적 틀이 완성돼 있어야 하고, 여기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정도가 가장 옳은 방향일 수 있다. 그러나 다양성이 부족해진 것은 자명하다. 최종예선 내내 대표팀은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모습이다.

선수 선발의 원칙과 일관성도 사라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위기에 몰리자 “소속팀에서 뛰지 않으면 부를 수 없다”는 약속을 뒤집었다. 그러나 이렇게 꺼내든 카드마저도 통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신뢰까지 잃을 위기에 처했다. 많은 축구인들은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과거 발언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적어도 K리그 선수들은 태극마크의 희망이 사라졌다”며 혀를 차고 있다.

축구대표팀 기성용-손흥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3. 해외파 관리법 …………………… 장거리 이동 해외파 컨디션 관리 중요

끊이질 않는 부상자의 발생도 점검해야 한다. 어쩐 일인지 과거보다 빈도가 더하다. 대표팀 훈련 도중 다치기도 하지만, 소속팀에서 이미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한다. 짧은 일정 속에 집중관리는 바랄 수 없어도, 소집에 앞서 선수들의 몸 상태는 확인하고 그 이후로는 잘 관리해주는 것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기본 책무다. 유럽과 중동리그 소속 선수들은 10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이동을 반복한다. 따라서 항상 피로하고, 컨디션 조절이 어렵다. 시차도 큰 장애물이다.

피지컬 전담 코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수들과 벤치의 소통을 위해 차두리(36) 전력분석관을 ‘가교’로 임명한 것처럼, 대표팀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의 활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카를로스 아르무아(67·아르헨티나) 코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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