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대를 예언하다

입력 2016-12-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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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킹’의 정우성(위)과 조인성. 사진제공|우주필름

‘범죄와의 전쟁’ 실제인물 특검 후보 화제
정우성·조인성 주연 ‘더 킹’ 검찰세계 다뤄
지난해 개봉한 ‘내부자들’도 다시금 주목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치는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았고 이어 특벌검사의 조사도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검찰을 향해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면서 ‘검찰의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현 시국을 예측한 듯한 영화가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검찰은 범죄액션 장르에 치중된 한국영화에서 그동안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소재로 활용돼 왔다. 관객에 익숙하지만 최근 사태와 맞물려 검찰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으로서 검찰 혹은 검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흥행작부터 개봉 예정작까지 두루 거론된다.

특검 후보로 조승식 변호사(전 대검 형사부장)가 추천되면서 2012년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우 곽도원이 연기한 ‘조폭 잡는’ 조범석 검사가 사실은 조 변호사를 영화화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적 재미가 가미되면서 극중 곽도원은 끝내 권력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을 조 변호사의 실제 상황으로 파악한 일부 누리꾼의 설왕설래가 쏟아지자 영화를 만든 윤종빈 감독은 SNS에 “철저한 영화적 각색으로,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조 변호사는 제가 만난 분 중 가장 강직하다”고 밝혔다.

1월 개봉하는 정우성·조인성 주연의 ‘더 킹’은 더욱 본격적으로 검찰을 비춘다. 대통령은 여러 번 바뀌어도 검찰이 쥔 권력은 무한하다고 이야기하는 영화다. 혼란스러운 현 시국과 맞물려 검찰의 ‘이면’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영화계 안팎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 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탐하는 검사 조인성과 권력의 설계자인 검사장 정우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검찰권력’을 상징적이면서도 노골적으로 그린다. 앞서 900만 관객이 본 영화 ‘관상’으로 왕좌를 탐하는 권력자들의 세계를 담은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다. 투자배급사 NEW는 “대한민국 권력의 추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뒷모습을 거침없이 표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이병헌·조승우가 출연한 ‘내부자들’의 인기도 여전하다. 특히 영화가 담은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권력에 유일하게 맞선 검사의 활약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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