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전지현 자기복제…“위트 있어요”

입력 2016-12-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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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사진제공|KBS

이전 출연 작품 차용…보는 재미 높여
유연해진 드라마 제작환경 변화 영향

10일 방송한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귀에 익은 음악이 흘러 나왔다. 주인공 차인표의 출세작인 1994년작 MBC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 등장했던 음악이다. 첫 소절만 들어도 당시 드라마 속 차인표를 단번에 떠올리게 한다. 또 첫사랑을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아역이 오토바이까지 타고 나와 시청자의 기억을 더듬게 했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전작 대사를 ‘재활용’했다. 2004년작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이 남자가 내 사람이다 왜 말을 못해!”라고 김정은을 윽박질렀던 대사를 극중 육성재가 “국제결혼하러 간다고 왜 말을 못해! 왜 말을 못하냐고!”로 다시 썼다. 말의 톤이 높고 과한 제스처가 12년 전 박신양을 떠올리게 했다. 일각의 자기복제라는 지적을 위트 있게 활용한 셈이다.

박지은 작가는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주인공 전지현이 15년 전 출연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상대역 차태현을 카메오로 출연시켰다. 전지현과 만나는 장면을 다시 연출했다. 두 사람이 재회한 장면만으로도 추억을 떠올리게 하지만, 차태현이 “기가 세시네. 세다 못해 엽기적인데”라고 말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최근 다른 드라마의 중요 장면이나 요소를 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인 데도 기여하고 있다. 모두 드라마 제작환경이 유연해진 데 따른 변화상이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제작진이 자신들의 색깔을 고집하기보다는 드라마 전개에 따라 상황에 적용하기 적합하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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