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엄지원, 오달수, 진경(왼쪽부터)이 12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마스터’ 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만큼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엄지원, 오달수, 진경(왼쪽부터)이 12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마스터’ 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만큼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영화 ‘마스터’ 베일을 벗다

또렷한 선악 구조 속 실감 나는 연기
답답한 현실…권선징악 통쾌함 주목

그야말로 배우들의 향연이다. 당대 스크린을 장악한 톱스타급 배우들은, 작심한 듯 진한 상업적 코드 안에서, 마음껏 뛰어논 듯하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 주연한 영화 ‘마스터’(제작 영화사 집)가 12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가 세 명의 톱스타를 캐스팅할 당시부터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날 시사회에서 연출자 조의석 감독은 극중 이병헌의 역할인 사기꾼 진현필을 떠올리며 “조희팔이란 희대 사기꾼의 초성을 따서 (이름을)만들었다”고 언급했다. 그처럼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은 것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영화는 연말 흥행을 기대하며 21일 관객을 만난다.


● 이병헌·강동원·김우빈의 환상적 조합

이병헌은 수조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이는 악역, 강동원은 그와 그 배후의 결탁 세력인 “윗대가리들”을 쫓는 경찰청 지능수사대 팀장, 그리고 김우빈은 조희팔의 수하로 사기 행각의 프로그램을 기획한 전산실장 역을 연기했다. 세 배우는 또렷한 선악의 구조 안에서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쳐 보이며 진면목을 과시한다. 오히려 이들의 연기로 인해 권선징악의 통쾌한 이야기가 더욱 확연해졌다.

현재 스크린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이병헌은 물론 현란한 액션 연기로 다시 한번 눈길을 끈 강동원, 느끼한 듯 가벼운 터치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김우빈의 능란한 연기가 제대로 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무대에 세우기 쉽지 않은 이들의 모습만으로도 관객의 선택이 개봉 초반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현실? 판타지?

영화는 권선징악의 명징한 구도를 이루며 “세상을 바꿔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민의 아픔을 외면한 채 그들의 목숨과도 같은 돈을 앗아가려는 사기꾼과 정의감 넘치는 경찰의 대결 그리고 그 사이에서 결국 정의를 택한 사기꾼의 수하가 벌이는 이야기는 통쾌한 해결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선물을 선사한다.

하지만 현실의 숱한 막막함 속에서 연일 탄식하는 관객에게는 그대로 판타지가 될 공산도 크다. 현실을 반영하되 그 현실을 훌쩍 뛰어넘는, 교과서 같은 통쾌함이 가져다 줄 흥행의 크기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조의석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할 때 이 영화는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 현실이 영화보다 더 환상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판타지만이 현실을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 관객의 답답한 심경과 통할지 주목할 만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