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강호동, ‘런닝맨2’ 출연 고사가 보여준 ‘업보’의 무서움

입력 2016-12-15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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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강호동이 ‘런닝맨2’ 출연을 고사했다. ‘긍정검토’라는 입장을 내놓은 후 하루 만에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출연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15일 오전 강호동은 소속사 SM C&C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런닝맨 시즌2’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했으니 이후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출연 결정 사실이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련의 상황’이란 당연히 김종국과 송지효의 하차를 둘러싼 잡음이다. 14일 오전 김종국과 송지효는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제작진과 상의 끝에 하차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보도를 통해 일종의 ‘방출통보’를 받은 사실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복수의 방송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김종국과 송지효의 하차를 비롯해 ‘런닝맨 시즌2’로의 개편 이야기 역시 최근에서야 결정됐다.

한 관계자는 “‘런닝맨’ 녹화 중 CP가 찾아와 ‘개편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멤버 구성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가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7년 간 함께 해 온 출연자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부족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의 출연 고사는 분명히 현명한 결정이다. ‘런닝맨’은 일반적으로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 예능으로 분류되지만 국내 팬덤의 애정도 역시 큰 프로그램이다. 또한 해외 팬 역시 지금까지 함께 한 ‘런닝맨’ 멤버에 대한 애착이 매우 크다.

그런데 강호동이 출연을 결심한 시점에 기존 출연자 거취에 대한 잡음이 불거졌다. 어쩌면 ‘강호동 때문에 김종국-송지효가 피해를 입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쓸 수도 있었던 상황인 셈이다.

이번에 불거진 ‘런닝맨’ 사태는 성급한 SBS의 포맷 변경 결정, 기존 출연자들의 배려 부족이 만들어 낸 것이다. 절대 출연 결심해 놓고 이제야 말을 바꾼 강호동을 잡을 일이 아닌 것이다. 결국 제작진은 그들의 무례함으로 인해 기존 출연자들도 잃고 강호동도 잃게 됐다. 이렇게 업보라는 건 무서운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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