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구속도 1·2위’ 한국야구 질 높일 강백호vs김도영 경쟁의 시너지

입력 2024-05-07 15: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강백호(왼쪽), KIA 김도영. 스포츠동아DB

강백호(25·KT 위즈)와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올 시즌 새롭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이들의 경쟁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문은 홈런이다. 시즌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홈런 레이스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13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홈런 2개를 몰아친 강백호가 시즌 6홈런으로 앞서나가자, 김도영이 이튿날(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3경기에서 홈런 4개를 쏘아 올리며 1개차로 뒤집으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김도영이 4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10홈런을 터트리자, 강백호도 27일부터 2연속경기홈런으로 동률을 만들었다. 5월 들어서는 4일 나란히 시즌 11호 아치를 그리며 이 부문 공동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이들의 대결은 홈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경쟁이 더욱 흥미를 끄는 데는 이들의 뛰어난 타구 질도 한몫하고 있다. 타구의 질을 형성하는 요소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지표는 단연 타구속도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강백호(시속 148.0㎞)와 김도영(146.5㎞)은 올 시즌 평균 타구속도 부문에서 국내타자 1, 2위를 달리고 있다. 오스틴 딘(LG 트윈스·146.2㎞) 등 여러 외국인타자들은 물론 노시환(한화·144.2㎞) 등 국내 강타자들까지 따돌리고 있다. 이들의 위에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던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150.9㎞)밖에 없다.

김도영과 강백호는 국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평균 타구속도 1~3위 나성범(KIA·143.7㎞), 노시환(142.8㎞), 김재환(두산 베어스·141.6㎞)도 이들에게 미치지 못하는데, 2022년까지 범위를 넓혀도 평균 시속 145㎞를 넘긴 타자는 외국인타자들까지 포함해도 없었다.

강백호와 김도영의 타구속도는 당장 올 시즌 MLB에서도 중상위권에 해당할 만큼 경쟁력이 있다. MLB닷컴의 기록 전문 웹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총 169명 중 이 부문 24위 브랜든 니모(뉴욕 메츠·148㎞)와 40위 오스틴 라일리(애틀랜타 브레이브스·146.5㎞)가 강백호와 김도영에 대입된다.

이들의 활약은 한국야구에도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구속, 타구속도 등 스피드 측면에서 세계화에 뒤처졌던 게 야구국가대표팀의 현실인데,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문동주(한화)를 비롯해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는 국내투수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올해는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젊은 타자들이 나타나 다시금 희망을 안기고 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