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좀 쉬어”-“쭉 쉬어”…방송국 놈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입력 2016-12-15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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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피 튀기는 주말 예능판에서 장수 해 온 MBC ‘무한도전’과 SBS ‘런닝맨’이 멤버들을 대하는 상반된 태도로 시청자들의 전혀 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14일 오전 한 매체는 ‘런닝맨’이 개편을 준비 중이며 이 과정에서 김종국과 송지효 등이 하차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각각 소속사를 통해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하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후속 보도를 통해 김종국과 송지효가 제작진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같은 보도가 나간 후 시청자들은 7년 동안 ‘런닝맨’에 헌신한 출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고 결국 ‘시즌2’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강호동마저 돌려세웠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들은 자의 혹은 타의로 잦은 멤버 교체를 겪은 ‘무한도전’과 상당히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이들은 길, 노홍철 등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하차의 뜻을 밝혔을 때도 신중한 논의를 거쳤고 같은 프로그램의 멤버로서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사진│김태호 PD SNS, SBS 제공


또한 공황장애를 앓던 정형돈이 방송 복귀를 선언한 와중에도 ‘무도’ 완전 하차를 밝히자 “정형돈의 결정을 존중한다. 언젠가 ‘무한도전’과 정형돈이 함께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명확한 ‘런닝맨’과 ‘무도’의 자세에 시청자들 역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김태호 PD는 SNS를 통해 ‘우리도 좀 살자’, ‘방송국 놈들아’라며 ‘무도’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무도’ 시청자들은 당초 부정적이었던 시즌제 논의에 불을 붙이며 “재충전을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무한도전’보다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충성도만큼은 뒤지지 않았던 ‘런닝맨’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무도’의 11년과 ‘런닝맨’의 7년, 비록 숫자의 차이가 있지만 이들이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에는 차등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어쩌다 ‘런닝맨’은 지난 7년간 공들여 쌓은 업적을 이런 일로 날리게 될 위기를 맞은 것일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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