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가 열렸다. 3세트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천안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말 그대로 문성민(30)의 날이었다. 문성민은 이날 뜻 깊은 기록과 함께 팀 승리를 동시에 달성하며 에이스의 자격을 스스로 입증했다. 전날까지 통산 200서브 달성에 단 하나만을 남겨놓았던 그는 1세트 8-4로 앞선 상황에서 송곳 같은 서브 공격을 성공시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V리그 13시즌 역사상 누구도 밟지 못했던 역대 1호 기록이다. 자신의 190번째 출전경기를 스스로 빛낸 문성민은 이후에도 매서운 서브 스파이크로 대한항공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적재적소에 터진 문성민의 서브에이스에 웃음 지은 이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었다. 사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서브의 중요성을 강조한 터였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 앞선 2경기에서 번번이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두 번 모두 상대보다 10개가량 많은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서브 범실 역시 패인 중 하나. 그럼에도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력한 서브를 넣을 것을 주문했다. 기선제압에서 밀리면 이날 역시 첫 승이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사령탑의 주문은 코트 위에서 그대로 실천됐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초반부터 여러 차례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1세트와 2세트 현대캐피탈이 서브로 챙긴 점수만 7점. 대한항공이 단 1개의 서브 득점에 그친 것과는 대비됐다.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가 열렸다. 3세트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천안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3세트는 순조롭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초반 대한항공에 리드를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11-11 동점 상황에서 톤 밴 랭크벨트(32)의 백어택 공격으로 리드를 되찾은 뒤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문성민(18점)과 톤(14점)이 끝까지 버틴 현대캐피탈은 3세트마저 잡아내고 선두행진에 가속도를 냈다.
한편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31-29 25-17 25-20)으로 제압하고 10승 고지를 선점했다. 이재영(19점)과 타비 러브(18점) 쌍포를 앞세운 흥국생명은 단독 선두(승점 29)를 유지한 반면, IBK기업은행은 4연패에 빠져 3위(승점 26)에 머물렀다.
천안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