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안투라지’, 오판이 부른 참사…tvN 10주년 문제작 됐다

입력 2016-12-22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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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투라지’, 오판이 부른 참사…tvN 10주년 문제작 됐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가 문제작이 됐다. tvN의 성대한 10주년은 ‘안투라지’로 인해 씁쓸하게 마무리 되고 있다.

‘안투라지’는 미국 HBO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총 여덟 시즌을 방송하며 큰 인기를 누린 동명 드라마의 세계 최초 리메이크 버전. 한국 실정에 맞게 각색하면서 대한민국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배우 차영빈(서강준)과 그의 친구들 이호진(박정민), 차준(이광수), 거북(이동휘)이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 김은갑(조진웅)과 겪게 되는 연예계 일상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호화 캐스팅과 달리 성적은 초라하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뒷이야기를 담으며 높은 수위를 예고했지만, 빤하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작에서는 성 스캔들부터 마약 범죄 등 실제 할리우드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위조로 다루고 있다. 반면 ‘안투라지’에서는 작품 캐스팅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 구조가 주요 뼈대다. 기사만 봐도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을 드라마로 담은 것이다.

또 시청자들의 ‘주인공 판타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실정에 맞는 설정이라고 하지만, 주인공 차영빈은 시쳇말로 ‘암 유발자’다. 모든 갈등의 원인이자, 스타만 있고 배우는 없는 허례허식의 산물인 캐릭터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조진웅도 아쉬움을 남겼다. 조진웅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폼이 좋은 배우. 영화부터 드라마 ‘시그널’까지 그가 출연하는 작품은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때문에 이번 드라마도 ‘시그널’을 잇는 성공작이 될 것을 많은 관계자들이 자신했다. 하지만 조진웅은 지난 작품들에서 보여준 성공과는 대조적인 성적표를 남기고 있다. 조진웅이 연기하는 김은갑은 차영빈에게 강한 애착을 드러내는 인물. 그런 그에게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부족하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강한 울림과 몰입도를 선사했던 조진웅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방송 전 ‘안투라지’ 제작진은 “원작을 넘을 문제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종영을 앞둔 ‘안투라지’는 원작을 넘기는커녕, 그냥 ‘tvN의 문제작’이 됐다. 새롭게 심야 편성 블록을 만들면서 추진한 작품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초라한 1%대 내외의 시청률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한 방송관계자는 “‘안투라지’는 원작을 잘못 해석한 대표적인 예다. 원작을 각색하는 능력이 부족했고, 국내 실정을 맞춰가는 과정이 허술했다”며 “연예계 관심이 많은 대중이지만, 이런 허술한 이야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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