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성년②] 걸그룹 20년, 팬덤 키우고 케이팝 주도

입력 2017-01-03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걸그룹 트와이스. 동아닷컴DB

■ 걸그룹 20년의 성과

걸그룹 팬덤 소비력, 미주·유럽까지 영향

걸그룹이 쌓은 20년의 시간은 그 자체로 대중문화의 성장사와 겹친다. 남성그룹 중심의 대중음악에 다양성이 가미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됐고, 동시에 파급력은 해외로 뻗어나가 케이팝 열풍을 이끌어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9인조 트와이스는 ‘걸그룹 20년사’가 낳은 강력한 팬덤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10월 말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판매량이 35만장을 돌파하면서 데뷔 이후 앨범의 총 판매량이 62만장을 넘어섰다. 앨범 판매에 있어서만큼은 남성그룹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치부되던 ‘걸그룹 팬덤’이 막강한 소비력으로 증명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팬덤은 특정 스타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대중문화의 현상을 일컫는다. 아이돌 스타의 인기를 지칭하는 단어로도 통용되는 팬덤이 걸그룹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때는 1997년 S.E.S와 이듬해 핑클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이어 2007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등장으로 팬덤은 더욱 공고해졌다.

걸그룹 팬덤이 발휘하는 소비력은 이제 남성그룹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실제로 16년 만에 재결합한 S.E.S는 12월30일과 31일 이틀간 세종대 대양홀에서 연 단독콘서트의 티켓을 매진시켰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팬덤의 영향력과 소비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한류의 확산에도 걸그룹이 기여한 케이팝 열풍을 빼놓기 어렵다. 일본에서 발화한 케이팝의 인기가 미주와 유럽까지 확산된 데는 걸그룹의 활약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소녀시대는 남성그룹이 다소 주춤하던 사이 일본 한류를 주도해 나갔다. 일본 전역을 돌며 회당 1만 관객 이상씩 동원하는 아레나투어를 무려 4차례나 치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같은 해 데뷔한 카라도 케이팝 열풍을 이끈 주역이다.

2009년 데뷔한 투애니원은 나아가 세계를 무대로 삼았다. 걸그룹으로는 유일하게 미주 지역까지 아우르는 월드투어를 두 차례 펼쳐 케이팝의 저변을 확대했다. 해외에서 케이팝을 소비하는 주요 연령층은 10∼20대로 꼽힌다. 빠르게 케이팝 등 한류를 흡수한 이들은 대중음악에만 멈추지 않고 드라마, 영화 등 또 다른 콘텐츠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케이팝 선두주자인 트와이스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치어 업’ 뮤직비디오는 11월 기준 유튜브 조회수 1억회를 돌파했다. 아이돌 그룹으로는 최단 기록이다. 유튜브 조회수는 해당 그룹의 해외 인지도를 증명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사실에서 트와이스의 저력이 엿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