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아이러브 스테이지] 예술가와 할리우드 스타 매료시킨 ‘아르데코의 여왕’

입력 2017-01-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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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피카 작품 ‘만돌린을 든 여인’(왼쪽)과 ‘자화상’. 사진제공|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 ‘렘피카’전 한가람미술관 3월5일까지

아르데코 양식의 부드러운 입체주의 작가
매혹적 관능적 표현으로 미술·패션계 영향
샤넬 등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뮤즈

‘아르데코의 여왕’으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20세기 세계 미술계를 매혹과 관능이라는 황금빛으로 칠해버린 여성, 타마라 렘피카(1898∼1980·TAMARA DE LEMPICKA)이다.

폴란드 바르샤바 태생(러시아 모스크바라는 설도 있다)으로 미술계뿐 아니라 패션, 디자인계에도 깊은 족적을 새겼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뮤즈로 추앙받고 있을 정도다.

타마라 렘피카의 스펙터클한 삶과 매혹적인 예술세계는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 등에게 영감을 주었다. 마돈나를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을 매료시킨 작가로도 유명하다.

‘아르데코의 여왕-타마라 렘피카전’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3월5일까지 열린다.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유화작품과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 사진, 드로잉 등 타마라 렘피카의 삶과 예술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이 공개됐다.

타마라 렘피카는 아르데코의 양식을 수용해 ‘부드러운 입체주의’라는 독특한 화풍을 남긴 작가이다. 타마라 렘피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르데코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아르데코는 프랑스 파리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됐던 1920∼1930년대의 장식미술이다. 아르데코라는 이름은 1925년 파리에서 개최된 ‘현대장식미술·산업미술국제전’에서 연유됐다.

흐르는 듯한 곡선이 특징인 아르누보와는 대조적인 양식이다. 기본적인 형태의 반복, 동심원, 지그재그 등 기하학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타마라 렘피카는 신여성의 대명사이자 시대의 아이콘으로 회자되었던 작가이기도 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근대화가 본격화되던 시기에 변화되어 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자신만의 어법으로 화폭 위에 재현했기 때문이다.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1920년대 사교계와 예술계에서 초상화가로 명성을 쌓았다.

여성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과감하게 파괴하고, 성에 대한 주제를 매혹적이고 관능적으로 표현했다. 귀족부인, 사교계의 유명인사들을 세련되면서도 퇴폐적으로 묘사했다. 당대 예술계는 타마라 렘피카의 솔직함과 대범함에 주목했고, 경악했다.

살롱 도톤, 살롱 데 앙데팡당과 같은 전위적인 파리살롱에서 전시회를 열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첫 개인전은 192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렸다.

2년 뒤인 1927년 보르도국제미술전에서 ‘발코니에 있는 키제트’라는 작품으로 1등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화단에 등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타마라 렘피카의 패션과 시크릿한 공간을 분석·재현해 아르데코 양식을 종합적,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타마라 드 렘피카재단컬렉션에서 엄선한 유화, 수채회, 드로잉, 사진,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주관하는 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측은 “이번 전시는 혁명과 전쟁이 야기한 시대의 혼란 속에서 여성의 지위로 성공을 얻어낸 여성화가 렘피카의 진면목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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