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믿보 정우-강하늘, ‘쎄시봉’→‘꽃청춘’→‘재심’ 터지나요(ft.실화)

입력 2017-01-10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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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친형제처럼 익숙하고 반가운 조합이 돌아온다. 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영화 ‘쎄시봉’과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 이어 영화 ‘재심’과 함께 2월 스크린을 두드린다.

2000년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 ‘재심’의 주연배우 강하늘과 정우 김해숙 그리고 김태윤 감독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재심’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쎄시봉’ ‘히말라야’ ‘재심’으로 연이어 실화 소재의 영화에 출연한 정우는 “일부러 실화를 찾는 것은 아니다. ‘재심’의 시나리오가 좋았다. 영화적으로도 좋았는데 진짜 실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놀랍고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의 힘과 캐릭터에 끌렸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보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보이더라. 인물이 평범해서 더 좋았다. 내가 연기한 준영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갈지 나도 궁금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심’에는 실화가 가진 힘이 있더라. 퍼즐이 맞춰진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내 심장과 가슴을 두드리는 감동 공감 등 여러 가지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쎄시봉’ ‘동주’ ‘재심’ 등 다양한 실화 소재에 임한 강하늘은 “나도 정우 형과 같은 마음”이라며 “과거 방송을 통해서 약촌오거리 사건을 접했다. ‘재심’은 이 사건을 재현하거나 이를 따라가는 작품은 아니다.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건에 품은 관심이 이 작품까지 안 올수는 없더라.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봤다. 이 작품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기까지는 실제 사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현우라는 인물이 교도소에서 10년을 살고 왔다고 생각하니까 억울하고 분노할 것 같았다. 시나리오 속 현우는 10년의 세월 사이에 억울함도 분노도 사라졌더라.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감정이 아닌 깊은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실화 소재와 배우로서의 욕심이 공존한 것.

극 중 강하늘의 엄마를 연기한 김해숙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진심과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런 영화에 연기로 힘을 더하고 싶었다. 조심스럽다”며 “갯벌에서 배운 것 없는, 소외될 수 있는 엄마가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아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나도 연기하면서 많이 걱정했고 떨렸다”고 고백했다.


정우와 강하늘은 ‘재심’에 앞서 영화 ‘쎄시봉’(2015)에서는 쎄시봉 트리오 호흡으로,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2016)에서는 진솔하고 끈끈한 형제애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실제 친분을 넘어 ‘재심’을 통해 팽팽한 대립에서 신뢰로 이어지기까지의 연기를 소화했다.

정우는 “‘쎄시봉’ 때나 ‘재심’ 때나 강하늘은 변한 점이 없다. 태도와 작품에 임한 자세와 열정에 있어서 에너지가 더 커졌다. 강하늘과 10살 가까이 나이 차가 나는데 형으로서 이야기하면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에 있어서 좀 더 깊어진 느낌이 들더라”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신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에너지를 받기도 했다. ‘재심’ 촬영을 앞두고 강하늘에게 조언을 했는데 촬영하고 나서는 ‘굳이 왜 조언했지? 나나 잘할걸’ 싶더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하늘은 “‘쎄시봉’ 촬영 당시 정우 형을 만나서 팬이라고 말했다. 형이 출연한 영화 ‘바람’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4’도 여러번 봤을 정도”라며 “‘쎄시봉’ 때는 형이랑 같이 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 밖에 없었다. ‘꽃청춘’ 때는 나이를 떠나서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배나 선생님과 연기할 때 후배라는 입장에서 다가가면 상대에게 실례가 된다고 배웠다. 이번에는 항상 계속 만났던 사람으로 만나면서 형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촬영할 때 편했다. 걱정도 안 했다. 형에게 고마운 부분이 많다. 동생이 아니라 ‘현우’로 대해준 것 같아서 고마웠다”고 화답했다.

다시 마이크를 든 정우는 “작품 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강하늘과 개인적으로 많이 편해졌다.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돈독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그는 강하늘과 함께한 촬영 일화를 공개했다.

정우는 “클라이막스에서 준영과 현우의 감정이 치닫는 장면이 나온다. 강하늘의 뺨을 때리는 신이 있다. 내가 욕심을 많이 부려서 테이크를 정말 많이 갔다. 한 20번 정도 뺨을 맞으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더라. 고맙고 미안했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됨됨이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고마은 마음을 전했다.


이렇듯 인물 간의 갈등과 힘의 마찰이 팽팽한 ‘재심’은 스펙터클한 액션 영화가 아닌데도 곳곳에서 뜻밖의 부상이 속출한 작품이라고.

정우는 “촬영하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유리 전체가 나를 덮었다. 진짜 죽을 뻔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가 유리를 뚫고 지나간 것 같더라. 하지만 유리 파편 위로 손을 짚으면서 양손을 다쳤다. 이마를 심하게 다쳐서 4-50바늘 정도 꿰맸다. 지금은 다 나았다”고 되돌아봤다.

김태윤 감독은 “당시 정우 눈가에서 피가 너무 많이 나더라. 강화도에서 서울로 빠르게 이송했다. 정우도 걱정되고 내 인생도 걱정됐다. 우리 영화가 끝나는 줄 알았다”고 회상하면서 “그런데 그 장면이 삭제돼 정우에게 더 미안하다. 메이킹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는 “재촬영까지 했는데 편집됐다”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해숙도 부상 경험을 언급했다. 김해숙은 “극 중 아들 강하늘 때문에 동사무소에 가서 항의하고 난리치는 장면이 있다. 몸부림을 치는 장면인데 내가 나이가 있으니까 촬영할 때 조심했다”면서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다음날 일어나려는데 몸이 잘 안 움직여지더라. 갈비뼈에 금이 간 것”이라며 “숨을 못 쉬겠더라. 한 열흘 몸을 잘 못 쓰고 고생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김태윤 감독은 “그날 선배님이 탈진했다. 감독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말인데 ‘적당히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회상했다. 그러자 김해숙은 “감독님이 은근히 배우들을 잡더라”면서 “그런 말을 하고도 계속 찍더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몸을 사리지 않고 혼신의 열연을 선보인 정우와 강하늘 김해숙 주연의 ‘재심’은 2월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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