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4부작 수목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이 ‘백희가 돌아왔다’(2016)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4부작’이라는 단서는 이 작품이 이른바 땜빵드라마라는 걸 의미했고, 흥행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암묵적인 메시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KBS2 ‘베이비시터’ ‘페이지터너’ ‘백희가 돌아왔다’ 등 연작물이 호평 받았고 수치 면(시청률 10%대)에서도 성과를 내며 땜빵드라마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더욱이 11일 종영된 ‘오 마이 금비’는 10살 아역 배우 허정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아동 치매라는 낯선 소재로 승부수를 띄워 어차피 꼴찌라는 대부분 예상을 뒤엎고 선전했다.
그리고 오늘 ‘오 마이 금비’ 후속 작 ‘맨몸의 소방관’이 첫 방송된다. ‘맨몸의 소방관’은 물불 가리지 않는 열혈 소방관에서 누드 모델이 된 강철수(이준혁)와 수상한 상속녀 한진아(정인선)가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10년 전 방화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린 유쾌한 로맨틱 스릴러 드라마다.
박진석 감독은 “코믹하면서도 관계는 로맨스, 전체 틀은 스릴러다. 이도저도 아니지 않게 연출하려고 했다. 남녀 인물들이 4부를 통해 변화하는 감정을 중점적으로 연출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백희’도 그렇고 KBS 4부작 드라마가 흥행했다. 그래서 굉장히 부담스럽다. KBS 소속으로서 4부작을 연출할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고 좋다”며 “‘백희가 돌아왔다’가 굉장히 잘 돼서 좋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드라마기 때문에 ‘맨몸의 소방관’만의 길을 가고 싶다”고 각오를 전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맨몸의 소방관’은 한류스타 전지현, 이민호 주연으로 화제몰이 중인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과 동시간대 경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백희’가 보여준 역습을 ‘맨몸의 소방관’이 재현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100%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고 주중 미니시리즈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로맨스 스릴러 장르라는 점만으로도 ‘맨몸의 소방관’은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극은 10년 전 한진아 부모가 죽게 된 방화사건의 진범을 찾아 퍼즐처럼 맞춰지는 추리극의 쫀쫀한 재미를 선사하며 숨 막히는 반전을 향해 달려간다. 주인공 이준혁 역시 “단막극의 장점은 메이저 작품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작품은 그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열혈 청춘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장르가 거의 없다”고 ‘맨몸의 소방관’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땜빵의 반란을 일으킬 준비를 마친 ‘맨몸의 소방관’은 12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18일 2~3회, 19일 4회 방송)
사진제공=KBS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