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몽환 수지·섹시 서현·터프 씨엘씨 ‘변신에 반한GIRL’

입력 2017-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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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행복한 척,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세 팀의 여성 가수들이 나란히 이제껏 보지 못한 매력으로 무장하고 돌아와 리스너들의 겨울밤 감성을 자극하고 나섰다.

수지와 서현, 그룹 씨엘씨는 17일 자정 각각 솔로 앨범 'Yes? No?'의 선공개곡 '행복한 척'과 솔로 데뷔앨범 'Don’t Say No', 다섯 번재 미니앨범 'CRYSTYLE'을 발표하고 컴백에 나섰다.

솔로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는 수지와 서현이 같은 날 자정에 신곡을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둘 모두 변신을 키워드로 내세웠다는 점은 더욱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일단 수지의 '행복한 척'은 정식 앨범 발매가 아닌 선공개곡이지만, 새 앨범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괌심을 모으고 있다.

아르마딜로가 작사, 작곡한 '행복한 척'은 속으론 걱정과 외로움, 불행을 안고 살아가지만 겉으로는 행복한 척 살아가는 사람들의 쓸쓸함을 노래한 곡이다.

또 수지는 담담하면서도 몽환적인 보컬로 이런 복잡하고 쓸쓸한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다. 일단 선공개곡 '행복한 척'에서는 섹시하고 건강한 이미지의 미쓰에이에서의 수지와 전혀 다른 장르와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가지 더 '행복한 척'이 눈길을 끄는 건, 현재 수지의 모습과도 어딘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인기 걸그룹의 멤버이자 젊은 여배우로서 화려하고 섹시한 삶을 살고 있는 수지이지만, 그 안은 결국 23살의 여자일뿐 이다.

비록 '행복한 척'이 수지가 직접 작사를 하지도, 수지의 이야기도 아니지만 일정 부분은 '23살 수지'와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타이틀곡인 'Yes No Maybe'는 수지와 박진영이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수지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박진영이 만든 곡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Yes? No?'는 수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와 목소리로 담은 앨범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서현 Don’t Say No, 사진=SM엔터테인먼트


서현의 변신은 수지보다 더 명확하다. 소녀시대의 막내로 항상 단정하고 성실한 이미지의 서현은, 솔로 앨범을 통해 기다렸다는 듯이 섹시 콘셉트를 메인으로 내세웠다.

서현의 솔로 앨범 'Don’t Say No'의 동명타이틀 'Don’t Say No'는 펑키한 리듬이 인상적인 R&B 팝댄스곡으로, 작곡가 켄지(Kenzie)와 매튜 티슬러(Matthew Tishler)가 호흡을 맞춰 완성한 곡이다.

'Don’t Say No'는 R&B라는 장르적 특성상 끈적끈적한 섹시함이 기저에 깔려있지만, 서현이 인트로를 듣자마자 "내 취향이다. 이걸로 하겠다"라고 타이틀로 선정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물론 서현이 끈적거리고 퇴폐적인 섹시함을 선택한 건 아니다. 섹시라는 키워드가 전면에 부각돼 있긴 하지만, 그위로 서현은 통통튀는 발람함과 당돌한 이미지를 더해 귀여움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큐트섹시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두고 단순히 '변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Don’t Say No'는 서현 안의 줄곧 존재해온 또 다른 서현을 밖으로 꺼내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는 앨범에 가깝다.

씨엘씨 도깨비,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수지와 서현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씨엘씨의 변신도 눈여겨 볼만하다.

씨엘씨(오승희, 최유진, 장예은, 엘키, 장승연, SORN, 권은빈)는 슨흥 걸그룹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청순돌'이었다. 항상 수줍은 소녀같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씨엘씨는 다섯 번재 미니앨범 'CRYSTYLE'을 통해 파격을 넘어 과격할 정도로 극단적인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CRYSTYLE'의 타이틀곡 '도깨비'는 장르부터가 강한 비트가 인상적인 EDM 트랩으로, 이에 맞춰 청순하고 가련한 소녀들은 터프하고 강렬한 도깨비로의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청순한 이미지로 팬들을 넓혀온 씨엘씨이기에, 이런 극단적인 변신이 기존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로 다가갈지, 반전 매력으로 다가갈지 결과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씨엘씨의 이런 변신은 선배 걸그룹인 포미닛이 해체한 이후 벌어진 일이라 더 흥미를 끈다. 포미닛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걸크러쉬 그룹'으로,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씨엘씨는 '도깨비'를 발표하면서 이런 포미닛이 사라진 공백을 메꾸게 됐다.

여기에 포미닛의 핵심 멤버였던 현아가 '도깨비'의 작사를 직접 맡아, 포미닛의 DNA를 씨엘씨에게 심어주고 나섰다.

즉, 씨엘씨의 '도깨비'는 씨엘씨 스스로는 물론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향방을 판가름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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