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령 작가 “‘짬짜면’ 이영애+농익은 송승헌 조합...울림 줄 것” 일문일답]

입력 2017-01-17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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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박은령 작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지난 10월 방영 예정이었던 드라마가 이토록 늦어지면서 그간 하고 싶은 말도 많았을 터. 이에 박은령 작가가 왜 사임당을 선택했는지, 또 그가 본 이영애에 대해 설명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목동 SBS에서는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번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윤상호 PD와 박은령 작가가 참석했다.

이하 박은령 작가와의 일문일답

● 최근 타임슬립 드라마가 많았다. ‘사임당’이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차용한 이유는?

“최근에 방영된 드라마가 비슷한 타임슬립이라 이슈가 될 거라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이 작품을 구상하고 시놉이 나온 게 지난 5월에 촬영이 끝난 상태다. 내가 제일 먼저 썼는데 나중에 방영된 부분이 서운하다.”

“이 작품이 구상하게 된 건 모티브가 있다. ‘자기록’이라고 18세기 풍양 조씨 어떤 여인의 비망록이다. 결혼한 지 6년 만에 과부가 된 여자의 이야기를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명 받은 게 정말 글을 잘 쓴다는 거였다. 작가로서 이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싶더라. 그 이야기가 시놉 구성할 때 ‘인터스텔라’처럼 현대와 과거가 뫼비우스의 띠로 시간과 공간이 엇갈린 느낌을 생각해보고자 했다. 이런 간절함을 누군가 들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이야기에서 사임당이라는 작품이 시작됐다.”

● 원래 방영일이 지난해 10월이었는데 늦춰졌다. 이에 아쉬움은 없었는지

“원래는 10월 방송이었는데, 지금 방송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30부까지 편집된 가편집본을 봤다. 3년 정도 교도소를 들어갔다가 나온 기분이다. 큰 작품을 하면 머리에서 다 털어버린다. 잊어버리던 순간에서 보다가 깜짝깜짝 놀랐다. 미리 나갔으면 우리가 블랙리스트 1번으로 올라갔을 거라고 했다.”
● ‘사임당’이 이영애여야 했던 이유

“개인적인 소망이었던 건, 이영애가 사극하는 모습 발고 현대에서의 이영애도 보고 싶었다. ‘친절한 금자씨’도 재미있게 봤다. 오래 기다려야 작품을 하는 배우인데, 사극에서만 보기가 아까웠다. 그래서 짬짜면에 비유를 했다. 고전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영애가 말을 했다. 정말 ‘사임당’이다. 사임당은 조곤조곤 자기 할 말을 다 하면서 결국 이기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이영애와 굉장히 닮았다. 화가 선생님도 이영애와 첫 수업을 하고 나서 소름이 끼쳤다고 하더라. 처음에 할 수 없는 선을 했다고 했다. 이영애 자체가 사임당에 적합하고 더 이상 다른 선택은 없다고 생각한다.”

● 이번 드라마의 주인공 사임당, 드라마로 만들게 됐던 계기는?

“사극으로 만들기 쉽지 않은 인물로 사임당이 꼽혔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도전하게 됐다. 사임당이 살면서 어마무지한 작품을 남겼다. 율곡의 어머니, 5만원권의 주인공이 아닌 당시 화가 신씨로 불렸다. 사임당은 워킹맘이면서 예술가였고, 아이 일곱명을 키웠다. 자신의 예술을 구현하면서 가정 경제를 이끌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주목하고 싶었다. 조선의 워킹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 송승헌의 연기는 어땠나?

“역시 남자는 마흔이 넘어야 하는 거 같다. 무르익었다. 잘 생긴 남자 배우를 보고 흔들리지 않은 편인데, 눈을 보면서 눈 속에 별에 있다고 했다. 정말 반짝반짝 하더라. 그 동안 송승헌을 보면서 느끼하다고 했던 것들이 지금은 무르익어서 멋있게 나온다. 송승헌의 이겸 캐릭터가 멋있게 나왔다. 양평대군에게서 모티브를 따 왔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연기 중에 제일 좋다. 여자분들이 굉장히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번 ‘사임당’에 출연하는 신인배우 박혜수와 양세종은 어땠나?

“두 사람을 캐스팅 할때만 해도 일명 잘 모르는 배우들이었다. 그럴 때 나는 배우들과 직접 만나는 편이다. 아무도 몰라서 일단 만나자고 했다. 처음 양세종을 만나 대본을 읽어보라고 했는데 너무 떨더라. 그런데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잘 읽어 내려가더라. 발성이 남달랐다. 마음에 들어서 송승헌 아역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박혜수는 굉장한 청순함을 가진 아이더라. 생각보다 목소리가 허스키했는데 꼭 하고자 하겠다는 절박함이 느껴져서 믿고 가기로 했다. 두 사람 다 정말 잘해줬다. 앞으로 더 잘될 것 같은 배우들이다”

●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다른 종류의 울림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

한편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의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질 예정이다. 오는 1월26일 오후 10시 첫 방송.

사진 | SBS제공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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