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어 담고, 골라 담고…설 선물세트의 변신

입력 2017-01-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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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설 명절을 맞이하는 유통업계 자세는 ‘혁신’으로 통한다. ‘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 금액 상한선인 5만원 이하 상품을 맞추기 위한 ‘DIY 설 선물세트’와 ‘혼합 선물세트’가 이목을 끈다. G마켓이 내놓은 ‘혼합 선물세트’(위)와 AK플라자 분당점 AK푸드홀의 맞춤형 ‘DIY 설 선물세트’. 사진제공|AK플라자 ·G마켓

5만원 이하 혼합 선물세트·DIY 선물세트 등장
원스톱 해외배송은 물론 임직원 배송 서비스도

이 정도면 ‘혁신’이라 부를 만하다. 2017 설 명절을 맞이하는 유통업계의 자세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설 명절을 앞둔 유통업계에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백화점 명절선물 카탈로그 구성이 바뀐 게 큰 변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그간 한우·과일·굴비 등 상품군끼리 묶어 금액에 상관없이 상품을 구성했는데 이번 설부터는 5만원·10만원·20만원 등 금액대별로 홍보물을 제작한다. 상품군에 상관없이 금액기준에 맞는 가성비 높은 상품을 엄선해서 선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선물 금액 상한선인 5만원 이하 상품도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대신 ‘쌍다리 돼지불백세트’를 5만원에, 롯데백화점은 랍스터 500g 2마리와 전복 8마리로 구성된 ‘랍스터 선물세트’를 4만9900원에 내놨다.

‘혼합 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 한우와 돼지고기를 반씩 섞거나 과일과 수제잼을 함께 포장하는 등 각기 다른 상품을 한 세트로 묶은 제품군을 말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점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퀄리티 높은 품질에 가성비를 높인 선물세트를 마련하고자 혼합세트를 기획했다. 이마트는 스팸·한뿌리음료, 육류통조림·홍삼추출액 등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결합한 혼합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G마켓이 내놓은 한우 등심과 채끝 각 400g, 국내산 돼지고기와 목살을 각각 400g씩 혼합한 ‘한우 한돈세트(9만7000원)’와 제주 한라봉 8개, 호두·아몬드 등 총 4가지의 견과를 혼합한 ‘한라봉 견과세트(3만9900원)’도 눈에 띈다.

DIY(Do It Yourself) 선물세트도 인기다. AK플라자 식품관에서 선보였다. 청과·수산·축산·와인 등 4가지 상품군 중 원하는 선물들을 5만원 이하 가격에 맞춰 직접 골라 포장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로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11번가가 지난 9∼15일 설 선물세트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만원 미만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비중이 8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별로 1∼3만원(49%), 1만원 이하(38%), 3∼5만원(8%) 순으로 나타났는데, 김영란법 시행 후 첫 명절을 앞두고 3만원 미만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게 11번가 측 설명이다.

이색 배송은 덤이다. 현대백화점은 김·홍삼·한과 등 변질 우려가 없는 제품에 한해 명절 선물세트 해외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해외로 선물을 보내려면 상품 구매 뒤 별도로 배송 업체에 접수해야 했지만, 해외배송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품 구매부터 해외배송 접수 및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사 임직원 930여명이 직접 설 선물 배송에 나선다. 설 직전의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자 배송 기회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박완수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은 “배송시 정장과 배지를 착용하고 선물세트와 함께 본인 명함을 같이 전달하는 등 품격 있는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을 개선해 매년 업그레이드된 명절 배송 서비스로 고객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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