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경수진 “송시호 공감 포인트? 맘 편히 못 먹는 것”

입력 2017-01-23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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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타하우스

배우 경수진이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연기한 송시호에 대해 한 시청자는 “다들 청춘 드라마를 찍고 있는 송시호만 사연이 ‘인간극장’ 같다”고 평했다. 이 한 줄의 평만큼 경수진이 연기한 송시호를 잘 표현한 글도 없다.

이처럼 늘 경쾌한 톤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오로지 경수진만이 복잡한 가정사와 뜻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랑에 아파했고 리듬체조 선수로서의 압박에 시달리는 송시호를 만나 적지 않은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다른 작품을 마칠 때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유독 끝나고 나니 섭섭한 마음이 드네요. 리듬체조 선수를 연기해야 해서 준비과정도 길었던 탓인 것 같아요. 마치 경기 하나를 끝낸 것 같은 느낌에요.”

사진제공│초록뱀 미디어


사진제공│스타하우스


경수진은 지난해 여름부터 작가, PD와 만나 송시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곧 리듬체조 선수가 되기 위한 연습에 돌입했다. 설정부터 ‘리듬체조계의 요정’인 송시호였기에 그는 연기 외에도 리듬체조에 대한 압박도 느껴야 했다.

“물론 고난이도의 동작인 선수 분이 대역을 해주긴 하셨어요. 하지만 저도 어느 정도 수준의 동작을 직접 보여주면서 연기까지 함께 해야 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다른 드라마에 비해 좀 더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죠. 저 뿐만 아니라 리듬체조부 친구들도 멍이 안 든 사람이 없었을 정도에요.”

그러나 경수진에게 있어 송시호는 단순히 육체적인 고통만 안긴 캐릭터가 아니다. 체중 조절에 대한 압박과 전 남자친구인 정준형(남주혁)에게 집착(?)까지. 이에 대해 그는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너무 짠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저도 여배우다 보니 시호처럼 체중에 대한 압박을 받아요. 그리고 그 친구의 시험대는 대회이고 저의 시험대는 드라마나 영화라는 차이 밖에 없어요. 먹을 때 마음 편하게 먹지 못하는 것에 제일 공감했어요.”

이런 가운데 경수진이 가장 송시호를 안타까워했던 부분은 전 남자친구인 정준형에게 집착하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시호는 준형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뿐 일지도 모른다. 부디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 시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극중 송시호가 사랑받지 못하면서 경수진에게도 일종의 ‘애정결핍’이 생겼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시호를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다음에는 꼭 사랑받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는 상대 배역이나 팬들처럼, 어쨌든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야 해요. 그러다 보니 이번 작품에서 짝사랑만 했던 게 아쉬워요, 다음 작품에서는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 역할을 꼭 하고 싶어요. 특히 힘든 감정신이 많았던 작품이라 다음에는 더 상큼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죠.”

그래서 경수진은 새해 목표가 자신의 상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능청스럽고 장난기 많은 모습을. 나의 실제 모습과 가장 가까운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요? 매년 제 목표는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편은 꼭 하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소박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 활동하는 배우들 중에도 조명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이 목표도 절대 소박하지 않아요. 이렇게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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