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월화드라마 ‘화랑’이 박서준, 박형식, 고아라를 비롯해 꽃미남 화랑들을 대거 출연시켰지만 미지근한 화제성으로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은 중심 스토리의 부재 때문이다. ‘화랑’에는 모든 내용과 관계를 결집시키는 중심이 없다. ‘성균관 스캔들’(2010), ‘구르미 그린 달빛’(2016)과 같은 퓨전 사극 장르지만 앞선 작품들이 로맨스를 중심으로 곁가지를 그려나간 것과 달리 ‘화랑’은 화랑들의 업적을 비추지도, 그렇다고 로맨스에만 집중하지도 않는 애매모호한 전개를 이어간다.

원인은 편집에 있다. 100% 사전제작인 ‘화랑’은 편집, CG 등 후반 작업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스스로 졸작의 길로 향한다.
분위기에 맞지 않고 장면마다 딱딱 끊기는 OST의 폭격, 감정 몰입을 방해하는 편집이 ‘화랑’에 대한 집중도를 낮게 한다. 청춘들의 싱그러운 모습 다음에는 반드시 권력이나 경쟁으로 심각해진 청춘들과 어른들의 모습이 등장하는 단순한 구성이 60분 내내 반복된다. 허술한 편집은 청춘들의 로맨스마저 아름답게 표현하지 못하고 화랑들끼리의 기싸움도 가볍게 그려낸다.
이 같은 편집은 ‘화랑’이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만들지 못하고 여러 이야기를 조각조각 붙여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제작진은 첫 방송 후 “정통 사극이 아니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시작된 KBS의 사극판 '학교'로 봐 달라. 화랑이라는 역사적인 소재를 큰 틀로 차용했을 뿐 우리는 퓨전 사극물이다. 부담 없이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부담 없이 즐기기엔 ‘화랑’의 완성도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실망스럽지 않은가.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 동아닷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