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아라가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4’ 성나정 캐릭터에 갇혔다.
고아라는 KBS2 월화드라마 ‘화랑’의 홍일점으로 삼각로맨스의 중심이자 ‘화랑’이 그리고자 하는 신분제도에 대한 청춘이 아픔을 가장 잘 드러내는 캐릭터인 아로 역을 맡았다. 진골인 아버지 안지공(최원영)과 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 귀족이다. 진짜 진골이 될 수도, 천인처럼 자유롭게 살아갈 수도 없는 인물이다. 또 아로는 생활력 강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신라판 성나정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아라는 전작인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2014)에서도 성나정과 비슷한 느낌으로 캐릭터를 소화했다.
고아라 연기의 한계는 미간 주름과 동그란 눈, ‘화랑’에서는 지나치게 선명한 일자 눈썹에서 비롯된다. 아로가 긍정적인 유쾌한 청춘의 끝판왕으로 변신할 때면 고아라의 미간은 활짝 펴진다.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시절 본 듯한 코믹 연기가 그대로 발현된다.
또 유독 눈물을 많이 흘리는 아로는 장면이 지닌 감정선은 다르지만 똑같은 감정으로 연기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느닷없이 나타난 무명(박서준)이 어릴 적 헤어진 오라버니라고 했을 때도, 아버지 안지공(최원영) 생사도 모른 채 쓰러진 무명을 업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신라시대 성나정이 눈물을 흘린다.
앞서 윤성식PD는 고아라를 아로 캐릭터에 최적격화된 배우라고 극찬했고, 고아라 역시 앞선 인터뷰를 통해 성나정이 평소 자신의 성격과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물론 연기변신이 배우들이 감당해야할 의무가 아니고, 배우 한 사람이 매번 다른 느낌을 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지만, 이쯤 되면 고아라가 성나정에서 벗어날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 동아닷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