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뮤직] “대선 피하자” vs “제 살 깎기”…딜레마 빠진 가요계

입력 2017-03-28 2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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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워 컴백을 확정지은 EXID와 오마이걸, 사진|바나나컬처·WM엔터테인먼트

가요계의 2017년 4월은 바쁘다.

현재까지 아이유, 위너, 오마이걸, EXID, 틴탑, 임팩트, 드림캐쳐 등이 이미 4월 컴백을 선언한 상태고, 이밖에 공민지, 정은지, 김청하, 로이킴, 소년24, 젝스키스, 아이콘, 다이아, 라붐, 에이프릴 등도 4월 발매를 목표로 신곡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 데뷔 및 컴백 소식이 4월 내내 촘촘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많은 가수들의 데뷔 및 컴백이 4월에 집중되는 이유는 역시 사상 처음으로 5월에 치러지는 ‘장미대선’의 여파가 크다.

물론 처음부터 4월 싱글 혹은 앨범 발표를 목표로 준비해온 가수들도 있겠지만, 대선 이슈로 인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데뷔 혹은 컴백 일자를 4월로 조정한 가수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4월 새 앨범의 발매를 예고한 한 가수의 기획사 대표는 “아무래도 (대선 이슈가)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5월 초는 휴일이 많아 더욱 (앨범 발매가)꺼려 진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컴백을 하고 활동 중인 그룹의 관계자는 “이런 대외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음악방송이 결방되는 경우가 많다. 3월에만 해도 탄핵과 세월호 인양 등 여러 가지 이슈로 음악방송 결방이 여러 차례 있던 것처럼, 대선기간에도 음악방송의 결방이 잦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4월에 데뷔와 컴백이 집중되는 현상을 분석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장미대선’이 과연 가요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것인지에 의문을 보이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이런 것 저런 것 다 따지다 보면 앨범을 낼 수 있는 날은 하나도 없다. 그냥 계획대로 내는 것이 답이다”라며 “당장 3월 탄핵 때만 봐도 한순간 이슈가 그쪽으로 집중됐지만, 그렇다고 가요계가 정지하거나 멈췄던 건 아니다. 아무리 큰 이슈가 있다고 해고 사람들의 일상생활 자체가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대선이슈가 있다고 해도 포탈사이트에서 연예면이 사라지거나 통합되는 것도 아니다. 일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때도 백진희, 윤현민의 열애 소식이 더 이슈가 됐다. 이슈가 될 만한 가수들은 아무리 대선이 있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라고 대선이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들은 오히려 대선을 피해 비슷한 시기에 여러 가수들이 집중되는 것 그 자체가 더 위험요소라고 보았다. 대형가수들의 연이은 컴백으로 인해 신인급 가수들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혀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인지도가 낮은 신인급 가수들은 대선이 아니라 대형가수들의 컴백 러시에 끼여 묻혀버릴 것 같다”라며 “음악방송의 결방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포탈사이트 노출 기회마저 사라질 것 같아 그 점이 불안하다. 이런 식이면 남들이 다 안내는 5월 초에 내는 것이 더 주목도가 높을지도 모르겠다. 다들 4월로 컴백 일정을 서두르는걸 보면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생각마저 든다”라고 자조적인 말로 4월 컴백 과열 양상에 우려를 드러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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