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힐만 감독 때린 정의윤, 시즌 첫 3안타 폭발

입력 2017-04-16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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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의윤. 스포츠동아DB

“경찰을 부를까 고민 중이다.” SK 트레이 힐만(54) 감독은 16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전날 정의윤(31)에게 가슴팍을 구타당한(?) 상황을 떠올리며 웃었다. 정의윤이 8회 대타로 나서 좌월 솔로홈런(시즌 2호)을 터뜨린 뒤 덕아웃에 들어오면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다 오른손으로 힐만 감독의 가슴을 쳤는데, 감독과 선수는 스승과 제자 관계로 불리는 동양 문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하루가 지난 16일, 힐만 감독은 “경찰을 부를까 고민 중이다”고 말해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잘하고 싶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열심히 경기에 임한다는 뜻이다”면서 “일본(니혼햄 감독) 시절에도, 미국에서도 선수들한테 감독을 때리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일본 선수들은 차마 감독을 치지 못해 아무도 보지 않는 덕아웃 뒤로 데려가 때려보도록 했다”고 소개하며 웃었다.

SK 힐만 감독. 스포츠동아DB


정의윤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전날 시즌 2호홈런을 치기 전까지 타율은 1할대(0.179)에 머물렀고 홈런 1개와 2타점이 전부였다. 멀티히트도 11일 인천 롯데전(4타수2안타)이 유일했다. 힐만 감독은 “그동안 정의윤에게 덕아웃 뒤로 데리고 가서 나를 때려보라고 했는데, 그는 ‘감독에게 좋은 기를 주고 싶다. 홈런을 치면 때리겠다’고 하더니 어제 홈런을 친 뒤 나를 때렸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모든 SK 선수가 감독을 구타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최정이 감독을 때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힐만 감독은 “최정은 성격 자체가 감독을 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럴 만한 선수에게만 때리라고 한다”면서 “만약 최정이 나를 때린다면 1경기에서도 얼마나 많이 맞아야할지 모른다”며 1경기 4홈런을 폭발시킨 8일 인천 NC전을 떠올려 다시 한번 덕아웃에 웃음폭탄을 터뜨렸다.

정의윤은 감독을 때리면서 스트레스가 풀린 것일까. 16일 대전 한화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2회 희생플라이, 4회와 6회 2루타, 7회 좌전적시타를 날리며 4타수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첫 1경기 3안타를 기록하면서 타율도 0.256(43타수 11안타)으로 상승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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