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조작·3선 야망…현실같은 대선 영화

입력 2017-04-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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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극장에서도 선거를 다룬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지난 대선 당시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더 플랜’(위)과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정치인의 이야기 ‘특별시민’의 한 장면. 사진제공|프로젝트부·팔레트픽쳐스

■ ‘더 플랜’ ‘특별시민’이 주목받는 이유


18대 대선 개표부정 제기한 ‘더 플랜’
노회한 정치인 욕망 다룬 ‘특별시민’
대선 앞두고 바른선거 중요성 일깨워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슈가 극장으로도 이어진다. 대선을 앞두고 ‘선거’를 다룬 두 편의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지난 대선 개표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고발성 다큐멘터리와 노회한 정치인의 서울시장 3선 도전기를 다룬 작품들이다.

20일 개봉한 ‘더 플랜’(제작 프로젝트부)은 온라인에서부터 적지 않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 직전 온라인에서 한시적으로 공개된 영화는 빠르게 입소문을 얻어 기대를 높이는 상황. 제작비 4억원의 독립 다큐멘터리의 한계를 딛고 개봉 직전인 19일 오후 예매율이 3위까지 올랐다.

26일 개봉하는 최민식, 곽도원 주연의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제작 팔레트픽쳐스)은 공장노동자로 출발해 인권변호사에서 국회의원을 거쳐 2선 서울시장이 된 정치인의 끝없는 욕망을 다룬다. 그 욕망을 실현하는 무대는 바로 선거다.

사실주의에 입각한 다큐멘터리와 허구에 기반을 둔 상업영화라는 장르의 차이가 뚜렷하지만 이들 영화는 ‘선거’를 전면에 내세우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를 통해 선거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바른 선거’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더 플랜’은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일어났을지 모를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작품. 제작진은 자료 수집과 분석에 4년을 투자한 끝에 지난해부터 촬영을 시작해 최근에야 작품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지난 대선 당시 251개 개표소에서 1300여 대의 전자개표기로 이뤄진 개표 과정을 치밀하게 되짚으면서 ‘외부 개입으로 개표 결과가 조작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제작진은 ‘주관’과 ‘주장’을 배제한 채 개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숫자 등 기록만을 토대로 작품을 완성했다. 연출을 맡은 최진성 감독은 “스토리를 일체 배제하고 수학과 과학 통계 사이언스로 연출하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연일 화제를 얻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의혹 제기를 반박하면서도 “제작진의 요구가 있다면 공개 검증 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시민’은 상업영화 특유의 극적인 구성 덕분에 현재 진행중인 대선 주자들의 치열한 선거전을 떠올리게 한다. 극 중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최민식은 상대 진영을 겨냥한 네거티브도 서슴지 않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에만 집착한다. “선거는 똥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는 것” “손에 똥을 묻히지 않고 진주를 찾을 순 없다”는 대사가 이 영화를 상징한다.

영화로 간접적으로나마 선거를 체감한 배우들은 열띤 목소리를 낸다. 최민식은 “선거는 우리의 미래”라고 했고, 영화에서 그를 돕는 국회의원 역의 곽도원은 “투표를 포기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으면 최악의 정치인에 지배를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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